배구계의 ''용병1호'' 길슨(현대자동차)의 등장으로 삼성화재가 독주해온 남자배구계에 지각변동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전력이 길슨의 가세로 삼성화재와 맞먹을 만큼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31일 V 코리아 세미프로리그 개막전에서 비록 삼성화재에 풀세트접전끝에 2대3으로 패했지만 주전세터가 없어 손발이 맞지 않는 와중에서도 삼성화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길슨 효과''는 삼성화재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후인정 혼자 신진식 김세진 쌍포와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으나 길슨이란 확실한 ''해결사''가 등장함에 따라 공·수 조직력에 숨통이 트이고 다양한 공격루트가 확보됐다.

삼성화재로선 과거 후인정의 오른쪽 공격과 방신봉의 속공에만 대비하면 그만이었지만 길슨이란 돌출변수로 더이상 ''식은죽 먹기''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또 길슨의 힘을 빌려 팀 컬러인 블로킹은 물론 서브능력을 배가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길슨은 개막전에서 신진식의 공격을 4차례 차단,분위기를 띄웠고 3세트 듀스의 역전 위기에서는 가공할 스파이크서브로 상대 추격을 끊어놓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특히 백승헌과 송인석까지 강서브 대열에 합류,그물망 같다는 삼성 수비진을 상대로 무려 서브에이스 6개를 뽑아내 신치용 감독을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