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뜀박질치고 있다.

달러당 1천3백원을 돌파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금세 1천4백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외국인까지 대량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도 510대로 미끄럼질쳤다.

환율이 오르면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환율이 얼마까지 상승할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환율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우위 역시 "셀 코리아(Sell Korea)"가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환율과 주가의 관계=요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도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엔·달러환율 1백30엔 돌파''다.

엔화환율 상승은 원화환율 상승을 촉발시킬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과거 엔·달러 환율과 종합주가지수를 비교해보면 상관계수가 0.8072로 나온다"(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는 분석도 있다.

80%이상의 상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 엔화약세를 용인해 줬지만 미국시장도 살아나야 하기 때문에 엔화약세엔 한계가 있을 것"(이옥성 엥도수에즈WI카증권 서울지점장)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연착륙을 목표로 하는 미국이 자신들의 수출경쟁력을 지나치게 낮출 수만은 없다는 해석이다.

98년 9월에 형성된 저항선(달러당 1백28∼1백34엔)을 뚫기 힘들 것(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이라는 기술적 분석도 있다.

◇외국인 매매동향=최근 환율상승으로 외국인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을 파는 정도다(이길영 ING베어링증권 서울지점 상무).외화부채가 많은 종목을 팔 뿐 시장 전체적으로 큰 움직임은 없다는 이야기다.

이 상무는 "국내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의 비중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셀 코리아를 한다면 진작 매도공세를 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한차례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화부채보다 외화자산이 더 많은 환율수혜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김지영 삼성증권 팀장은 "주가가 한차례 하락하겠지만 그 뒤에 환율이 안정되면 570선까지 반등할 수도 있다"며 "기업내용에 비해 주가가 많이 하락한 삼성전자나 은행주를 저점매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