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급등하면서 연 5% 안팎의 낮은 금리로 국고채를 산 금융기관들이 벌써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국고채 과열투기를 경고한 것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당시만 해도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5.0~5.20%선이었다.

거래도 폭발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2일 현재 연 6.66%로 1.5%포인트나 뛰었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한달여만에 4백만원 이상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손실률은 4%.

최근 1주일새 10% 손해를 본 경우도 있다.

<> 금리 충격이 더 크다 =은행들은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그동안 채권투기에 열을 올렸던 만큼 피해도 가장 크다.

투신 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채권운용 손실로 유동성위기를 겪는 금융기관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도 환율이지만 금리 급등 충격이 더욱 직접적이고 파괴적이라는 말이다.

더욱이 금리는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채(국고채 외평채) 발행 예정물량은 30조7천억원이다.

이중 1.4분기에 5조4천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예보채는 지난해 60조원, 올들어 13조원이 발행됐다.

환율상승에 따른 금리급등 요인에다 3년이상 장기채권의 공급과잉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다급해졌다.

예보채를 5~6%선에 발행해 공적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가 뛰어 이자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 저금리 시대 종말? =국고채 수익률이 뛰면서 회사채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콜금리 수준으로 떨어져 한때 회사채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던 소위 "스필오버(Spill Over,흘러넘치기)" 효과는 일시에 사라졌다.

3월 이후엔 회사채 발행.유통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연 7.95%까지 치솟아 다시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고채도 안사는데 누가 회사채를 사겠느냐는 분위기다.

"한때 BBB- 채권까지 발행되던 것이 요즘엔 AA-마저 어렵다"는 증권사들의 하소연이다.

금리가 단기에 급락했던 대가지만 반전속도가 너무 빨라 빗어지는 현상이다.

무책임한 저금리 정책이 불러온 후유증일 수도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