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로 예정된 제4차 남북 적십자회담은 2일 현재 북측이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무산됐다.

북·미관계 악화 이후 장관급회담 연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 단일팀구성 무산에 이어 적십자 회담마저 불발로 끝나게 돼 향후 모든 남북관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IPU(국제의회연맹) 총회 참석차 쿠바를 방문중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대 부위원장이 이날(한국시간) "미국이 상반기중 대북정책을 정리한다고 한 만큼 이를 지켜본뒤 대응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남북대화 중단사태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강하다.

이와관련, 정부 관계자도 "북한은 4월중 주요 행사가 줄을 잇고 있어 남북대화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5∼6일 최고인민회의 4차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15일엔 북한 최대의 명절인 고(故)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치뤄야 한다.

또 17일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공식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이 내부일정이 많을 경우 외부와 교류에 소홀했던 전례에 비춰볼때 4월중순 이전에 남측대화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들어 대미 비난방송을 내보내면서도 남측에 대한 비난은 자제한 점을 감안할때 미국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잡는 5월 이후부터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