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는 항상 실패위험이 따릅니다.

그래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쓰고 있지요"

세계적 제약회사인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의 롤프 크랩스(61) 회장은 "제약회사는 신약개발을 해야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들어 자칫 실패할 경우 회사 생존까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면서 재무위험을 최소화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 베링거 인겔하임 설립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인겔하임의 경우 연구개발비를 영업에서 남는 잉여금으로 조달해 지난 1백15년 역사상 부채비율이 65%를 넘어선 적이 한번도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4백80여개의 제약회사가 있으나 연구개발비를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다 재무위험을 관리하지 못해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위험이 커 한국법인은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만 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시판중인 "진사나"도 한국인삼을 원료로 스위스에서 개발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의약분업에 대해 그는 "독일 의사들은 진찰료만 받고 처방료는 받지 않는다"면서 한국 의사들의 평균 처방약이 5.5 종류라는 통계를 들며 과잉처방관행을 꼬집었다.

지난 1885년 독일 인겔하임이라는 지방에서 앨버트 베링거라는 화학자에 의해 탄생한 베링거 인겔하임은 모든 주식을 창업자 가족이 갖고 있는 가족회사라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전세계 6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7조2천억원으로 세계 20위권에 속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76년 백수제약과 합작사 한국베일거 인겔하임을 설립,진출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