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1.04.03 00:00
수정2001.04.03 00:00
죽은 꽃나무를 뽑아 낸 일 뿐인데
그리고 꽃나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본 일 뿐인데
목이 말라 사이다를 한 컵 마시고는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본 일 뿐인데
잘못 꾼 꿈이 있었나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잔상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
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이런 날은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시집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