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를 하는 한 후배가 e메일을 보내왔다.
이 글은 실제 있었던 일로 ''아내를 사랑합시다''란 추신까지 붙어 있었다.
메일을 읽고 한동안 가슴이 저며왔다.
그대로 옮겨본다.
"아내가 떠난 지 5년,혼자서 일곱살 난 아이를 키우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날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이가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회사를 조퇴하고 애타게 아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동네 놀이터에서 그 놈이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화가 나 집에 와서 아이에게 매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변명 한마디 않고 그저 잘못을 빌었습니다.
1년이 지난 어느날 동네 우체국 출장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붙이지 않은 편지 3백통을 우체통에 넣어 연말에 막대한 업무 지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또다시 매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이는 변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일을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울먹이는 소리로 대답하더군요.
엄마에게 편지를 보낸거라고….
순간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아이는 그동안 매일 편지를 써 왔는데 우체통의 턱이 높아 키가 닿지 않았답니다.
그러다 요즘 다시 재보니 손이 닿아 엄마에게 썼던 편지를 한꺼번에 넣은 것이라고 하더군요.
편지를 엄마가 있는 하늘로 올려 보내자며 라이터를 꺼내 하나씩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가 엄마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보고픈 엄마에게… 지난주에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 가기 싫었어.
엄마 생각날까봐 아빠에게는 말을 안 했어.
아빠가 날 찾으러 막 돌아다녔는데 아빠 앞에서 일부러 재미있게 노는 척 했어.
아빠가 날 막 때렸는데 난 아무 말 안 했어.
난 매일 아빠가 엄마 생각하면서 우는 것 본다.
근데 나 인제 엄마 얼굴이 생각 안나.
엄마,나 꿈에 한번만 얼굴 보여줘.알았지?''
그 편지를 읽고 또 다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도대체 아내의 빈자리는 언제 채워질까요?"
이 글을 읽고 나는 오래 전에 쓴 나의 시(詩)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랑은 슬픔만큼 옹이가 되어 제 몸을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