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 환율이 브레이크 없는 고속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일 오후 재경부 관계자는 "외평채 가산금리, 은행 단기차입금리 하락 등 외국 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며 "최근 엔화 움직임에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잠시 주춤거리던 환율은 그러나 다시 구두개입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전고점 경신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어진다"면서 "엔화 환율을 따라가는 심리가 강한 만큼 상황이 달라지면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동남아통화가 엔화약세를 타고 동반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만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당국의 자세는 지난주 수시로 구두개입을 통해 달러매수심리를 잠재우고자 했던 때와 다른 양상을 보여 원화약세를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실제 3월중 엔화는 7.0% 절하된 반면 원화는 5.8% 절하됐으며 올들어 3월말까지 엔화는 지난해말 대비 9.33%, 원화는 4.75% 절하됐다. 엔화 절하율은 지난해 수준(10.6%)에 근접하고 있는 반면 원화 절하율은 작년수준(10.0%)의 절반 수준에 그쳐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후 2시 55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50원 높은 1,346원을 가리키고 있다. 한때 1,346.70원까지 올라 지난 98년 10월 15일 장중 기록한 1,347원에 근접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