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외국인 매도 속에서 엿새째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주요 지지선인 1,800선이 붕괴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중최저치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고 SK텔레콤이 날마다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추락하고 있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틀째 4% 이상 급락하면서 19만원에 턱걸이했고, SK텔레콤은 지난 3월 30일을 제외할 경우 지난 3월 19일 20만6,500원에서 이날 16만6,000원까지 열흘째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신규매도를 이례적으로 1만계약 이상으로 늘렸고, 최근 사흘간 9,000계약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거래소시장에서도 이날 1,000억원 이상 순매도, 미국 증시 하락과 환율 금리 불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3일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1.50포인트, 2.33% 하락한 62.80에 마감, 지난 3월 27일 이래 엿새 내리 하락했다.

6월물은 미국 증시 급락으로 전날보다 1.00포인트 떨어지며 출발한 뒤 외국인 순매수가 받쳐주면서 63.50까지 올랐으나 시가를 유지하지 못한 가운데 63.00 안팎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외국인이 순매수에서 매도규모를 늘리면서 추가 하락했고 오후들어 이같은 외국인 매도가 더욱 확대되자 62.20까지 떨어졌다가 62.80으로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마감했다.

코스피200지수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급락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하락하면서 62.62로 전날보다 1.50포인트 떨어졌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를 지속 유지하면서 매수차익거래 등 프로그램 매수를 촉발시켰다.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는 플러스 0.18이고, 이론가 대비 괴리율은 마이너스 0.84%이다.

외국인은 개장초 2,600계약까지 늘렸던 순매수를 줄여 368계약을 순매도했다. 신규매도가 이례적으로 1만2,428계약에 달하고 전매도도 4,157계약에 달해 모두 1만6,585계약을 매도했고, 매수는 환매수 1만875계약, 신규매수 5,342계약 등 1만6,217계약이었다.

개인이 1,649계약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은 외국인과 개인의 매매에 따라 베이시스와 연동된 차익, 비차익 거래를 위주로 장에 임했다. 증권이 1,138계약, 투신이 123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653억원, 비차익 726억원 등 1,379억원으로 현물 외국인 매도에 맞서 지수방어 역할을 했다. 매도는 차익 53억원에 비차익 670억원 등 723억원이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종합지수 500선으로 회귀하면서 바닥심리에 의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으면서도 500선 지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나스닥 1,800선 붕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연중최저치 경신에 따라 반등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달러/엔 환율 급변동과 연동된 달러/원 환율과 금리 급변동이 모두 해외시장에 의존돼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선물영업팀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가 크게 변동하면서 외국인과 기관들 사이에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라면서 "엿새째 하락했고 500선 전후에서 대형주에 대한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고 있으나 자신하는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주 미국의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 발표는 큰 영향력이 덜해 나스닥의 반등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적으로는 삼성전자보다는 SK텔레콤의 바닥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선물옵션팀 관계자는 "나스닥이 1,800선이 지지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여서 기대감보다는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종합지수가 주요지지선인 520선이 깨진 상황에서 500은 심리적지지 정도여서 전저점인 480선에 가도 충격은 크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반 변수들이 해외변수와 연동된 것이어서 정부 개입으로 해결될 여건이 아닌 만큼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우선하고 나중에 확인한 뒤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변수 안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