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평공장 파업 등 노사문제가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악재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외국인들의 직접투자 결정을 유보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안정되지 않으면 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결국 달러로 매입하게 되는 자산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게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노사문제 불안도 여전히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실제로 한국에 투자한 일본기업들의 모임인 서울저팬클럽(SJC)은 최근 산업자원부 등 정부측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투자를 가로막는 첫번째 이유로 강성 노조를 꼽았다.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RM) 회장도 지난 3월 ''무역·투자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금융 및 외환시스템을 확보하고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강력한 개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미국 일본 등의 경기침체도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3월 중 미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액은 1천9백만달러로 전체 투자유치액의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기업의 투자비중이 9%를 넘었다.
지난해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 기업의 투자 실적(6천8백만달러)도 전년 동월에 비해 1.4% 줄어들었다.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제조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 1·4분기 제조업분야 투자비중은 9.2%로 지난해 1·4분기의 57.4%에 비해 크게 줄었다.
99년 1·4분기의 제조업 투자비중도 32.7%에 달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유치는 외환 확보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올해 1백50억달러 투자유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