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제약할 듯"…보수적으로 접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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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둘째 주 국내 증시는 외부적으로는 미국경제 및 뉴욕증시와 일본경제가,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시장안정 노력이 맞서는 가운데 등락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주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금 및 증권시장을 혼란에 빠트리자 금요일 5억달러 이상을 동원, 달러 매수심리를 묶어놓았고, 증시는 이에 힘입어 마침 전날 상승한 뉴욕증시에 동조, 500선을 회복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오후 청와대에서 경제장관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물가,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주에도 외환시장을 비롯,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에는 지난주 금융정책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연기금 8,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의 이같은 의지표명 및 물량동원은 일단 환율 등 증시 불안요인을 덜어줄 전망이다. 또 시장참가자들이 정부의 500선지지 의지에 기대 그동안의 관망세를 벗어나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 및 일본 경제가 예상된대로, 또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를 맞아 요동칠 경우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못지않은 불안정성이 재연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악화된 고용동향에 가로막혀 다시 미끄러져 내렸다. 반도체주는 엿새 하락한 뒤 하루 짧은 상승을 끝내고 6.73% 하락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정부의 긴급경제대책를 타고 강세를 보였지만 결국 0.02%만 얹은 강보합으로 마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미국 고용동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음을 새삼스레 상기토록 했다. 3월 미 실업률은 4.3%로 지난 9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더욱이 일자리가 늘어나리라는 예상과 달리 8만6,000명 줄었다. 일자리는 미국이 불경기의 골에 빠져 있을 때인 지난 9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메릴 린치의 낙관론자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5월 초순에 4월 실업률 통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침체를 인정하겠다며 버텼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은, 의미를 부여하자면, ''단계적인 퇴각''에 도움을 줄 뿐이다.
앞서 지난 목요일 뉴욕증시의 반등도, 되짚어보면 기반을 확보하지 않은 기술적인 것이었다. 추가하락에 걸었던 숏 포지션이 되감기면서 주요 지수를 요인과 무관하게 폭등으로 이끌었다. 우선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실적은, 비롯 월가 예상을 뛰어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수익이 주당 1센트 감소한 것이었다. 또 델 컴퓨터의 실적전망 자신도 실은 여러 차례 낮춘 실적을 더이상 내리지 않겠다는 방어적인 몸짓에 불과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실적발표 세례를 통과하면서 고점으로부터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10일 화요일에는 단기 유동성 우려를 받았던 모토롤라가, 수요일에는 야후가 실적을 내놓는다. 12일 목요일에는 주니퍼 네트웍스가 개장전, 장 종료후에는 램버스와 더블클릭이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경제지표로는 수요일에 수출입물가가, 목요일에는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동향이 나온다. 금요일에는 기업재고와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생산자물가가 경기침체와 달러화 강세에 따라 안정되고 소매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5월 15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단기금리를 더 낮출 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반등세는 하루 정도만 지속될 것이다. 올들어 세차례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아직 파급되지 않은 것처럼, 추가 금리인하도 경기하강 압력을 당장 완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경기와 함께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미 경기침체는 다른 지역은 물론 국내 경기에 ''자유도''를 용인하지 않는다. 국내 생산은 1/3 이상을 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을 뿐더러 전세계의 시장인 미국이 위축될 경우 파장은 더 증폭되기 마련이다. 요컨대 국내 증시는 뉴욕이 오르는 가운데 내리는 경우는 가능하지만, 뉴욕 하락을 딛고 올라서기는 힘들다.
결국 미국 경기와 함께 뉴욕증시가 저점을 낮출 경우 지난 금요일 반등한 국내 증시는 저점을 더욱 떨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최근 철저히 전날 뉴욕증시 등락에 따라 국내 증시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행태는 지난 수요일에 이어 목요일에도 순매도를 1,000억원 넘기며 올들어 최대, 1,77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가 금요일에는 뉴욕 반등에 조건반사, 1,543억원을 순매수한 데서 확인된다. 지난 금요일 미끄러진 뉴욕증시가 월요일에는 외국인 투자동향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정부의 연기금 투입은 외국인이 다시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설 경우 뚜렷한 효과를 내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또 목요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미세한 변수가 증폭돼 나타날 위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급락할 때 우량주를 매수하되, 고점은 50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실적 우량 종목 위주로 재편할 것을 권한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
정부는 지난주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금 및 증권시장을 혼란에 빠트리자 금요일 5억달러 이상을 동원, 달러 매수심리를 묶어놓았고, 증시는 이에 힘입어 마침 전날 상승한 뉴욕증시에 동조, 500선을 회복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오후 청와대에서 경제장관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물가,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주에도 외환시장을 비롯,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에는 지난주 금융정책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연기금 8,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의 이같은 의지표명 및 물량동원은 일단 환율 등 증시 불안요인을 덜어줄 전망이다. 또 시장참가자들이 정부의 500선지지 의지에 기대 그동안의 관망세를 벗어나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 및 일본 경제가 예상된대로, 또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를 맞아 요동칠 경우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못지않은 불안정성이 재연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악화된 고용동향에 가로막혀 다시 미끄러져 내렸다. 반도체주는 엿새 하락한 뒤 하루 짧은 상승을 끝내고 6.73% 하락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정부의 긴급경제대책를 타고 강세를 보였지만 결국 0.02%만 얹은 강보합으로 마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미국 고용동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음을 새삼스레 상기토록 했다. 3월 미 실업률은 4.3%로 지난 9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더욱이 일자리가 늘어나리라는 예상과 달리 8만6,000명 줄었다. 일자리는 미국이 불경기의 골에 빠져 있을 때인 지난 9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메릴 린치의 낙관론자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5월 초순에 4월 실업률 통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침체를 인정하겠다며 버텼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은, 의미를 부여하자면, ''단계적인 퇴각''에 도움을 줄 뿐이다.
앞서 지난 목요일 뉴욕증시의 반등도, 되짚어보면 기반을 확보하지 않은 기술적인 것이었다. 추가하락에 걸었던 숏 포지션이 되감기면서 주요 지수를 요인과 무관하게 폭등으로 이끌었다. 우선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실적은, 비롯 월가 예상을 뛰어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수익이 주당 1센트 감소한 것이었다. 또 델 컴퓨터의 실적전망 자신도 실은 여러 차례 낮춘 실적을 더이상 내리지 않겠다는 방어적인 몸짓에 불과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실적발표 세례를 통과하면서 고점으로부터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10일 화요일에는 단기 유동성 우려를 받았던 모토롤라가, 수요일에는 야후가 실적을 내놓는다. 12일 목요일에는 주니퍼 네트웍스가 개장전, 장 종료후에는 램버스와 더블클릭이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경제지표로는 수요일에 수출입물가가, 목요일에는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동향이 나온다. 금요일에는 기업재고와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생산자물가가 경기침체와 달러화 강세에 따라 안정되고 소매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5월 15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단기금리를 더 낮출 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반등세는 하루 정도만 지속될 것이다. 올들어 세차례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아직 파급되지 않은 것처럼, 추가 금리인하도 경기하강 압력을 당장 완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경기와 함께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미 경기침체는 다른 지역은 물론 국내 경기에 ''자유도''를 용인하지 않는다. 국내 생산은 1/3 이상을 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을 뿐더러 전세계의 시장인 미국이 위축될 경우 파장은 더 증폭되기 마련이다. 요컨대 국내 증시는 뉴욕이 오르는 가운데 내리는 경우는 가능하지만, 뉴욕 하락을 딛고 올라서기는 힘들다.
결국 미국 경기와 함께 뉴욕증시가 저점을 낮출 경우 지난 금요일 반등한 국내 증시는 저점을 더욱 떨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최근 철저히 전날 뉴욕증시 등락에 따라 국내 증시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행태는 지난 수요일에 이어 목요일에도 순매도를 1,000억원 넘기며 올들어 최대, 1,77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가 금요일에는 뉴욕 반등에 조건반사, 1,543억원을 순매수한 데서 확인된다. 지난 금요일 미끄러진 뉴욕증시가 월요일에는 외국인 투자동향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정부의 연기금 투입은 외국인이 다시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설 경우 뚜렷한 효과를 내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또 목요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미세한 변수가 증폭돼 나타날 위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급락할 때 우량주를 매수하되, 고점은 50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실적 우량 종목 위주로 재편할 것을 권한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