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SK 대우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전용경매장을 설치하고 온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등 연간 7~8조원에 달하는 중고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기존 자영업자들은 품질보증제를 확대실시 하는 등 서비스질을 향상시켜 대기업들의 공세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대기업의 공세=현대.기아자동차의 자회사인 (주)오토에버닷컴은 최근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에 8천여평 규모의 "현대.기아차 전용 경매장"을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중고차 현장경매와 인터넷(www.autoeverauction.com)을 통한 온라인경매를 함께 실시한다.

중고차 판매를 원하는 개인들로부터 차량을 구입해 3백여개의 회원사들에게 물건을 판매한다.

자동차 도매업도 겸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물건을 끌어 모으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에 비해 질좋은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서는 금요일마다 평균 8백여대의 차량을 경매하고 있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 첨단 중고차 성능점검 시설을 갖추고 8년이상 경력의 현대차 정비인력들이 상주,차량을 평가해 준다.

대우차도 지난해 경기도 기흥에 1만여평 규모의 서울자동차경매장(www.saa.co.kr)을 만들어 중고차시장에 뛰어 들었다.

기존의 수화식 경매 대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장에 나온 자동차의 정보를 제공하고 첨단 시설로 만들어진 응찰기로 즉석에서 낙찰하는 최신식 경매방식을 도입했다.

중고차 사이버쇼핑몰 "엔카닷컴(www.encar.com)"을 개설한 SK는 영세 중고차 매매상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소매시장에 뛰어들어 고객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이다.

SK는 이 쇼핑몰을 통해 중고차 매매중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거나 판매할 때 2%의 수수료만 내면 보험 자금조달 등 부대사안은 모두 알아서 처리해 주고 있다.

전국 3천8백여개 SK주유소에 설치된 엔카센터에서 중고차 정밀진단을 해주며 구입후 3개월동안 무료 정비서비스도 실시한다.


<>자영업자들의 수성=서비스의 질을 높여 대기업의 공세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3백40여개 중고차 매매상사 가운데 2백30여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품질보증제도를 올해 안에 3백여 곳으로 확대 실시한다.

중고차 품질보증제도란 지정정비점에서 점검을 받아 합격한 중고차에 인증서를 부착하고 이 차량에 한해 <>엔진 1회 수리당 60만원까지 보상 <>변속기 1회 수리당 60만원까지 보상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자동차매매조합의 성부경 이사장은 "정부에서 소비자보호법에 중고차 품질보증제도를 의무화시키는 조항을 추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서비스 강화차원에서 정부에서 시키기 전에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망=중고차 거래대수가 2년전부터 신차 거래대수를 앞지르기 시작하는 등 중고차시장이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차량 매매대수 중 중고차 비율이 미국의 90%에 훨씬 못미치는 56%에 불과하다"며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고객 서비스의 질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