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부시 정부의 新외교정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시작을 약속했다.
지난 몇주 동안의 사건들은 그 약속의 의미를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톡홀름의 EU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전날 밤 미국은 우방국에 사전통보도 없이 스파이 혐의로 50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그뒤 미 정부는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직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체첸공화국의 외무장관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미 환경보호국 책임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교토의정서가 무효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인다는 대선공약에 반하는 발언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에도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에 대해 이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중국 첸지천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중국과의 관계가 덜컹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회담에선 무역 반테러리즘 등 양국의 공통관심사보다 대만 인권 등에 관한 시각차가 더 많이 부각됐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몇 주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판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부시 대통령의 행동을 ''냉전으로의 회귀''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좀 더 자세히 상황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들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을 시도하는 전문가들은 지나친 의미부여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외교정책에서는 대체로 수사학(Rhetoric)과 어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교문제에서 어조는 다른 정책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 정부는 아직까지는 군사배치나 신무기판매 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 보지 않았다.
첫번째 결정이 바로 몇달 앞으로 다가온 대만 무기판매건이다.
아직은 외교정책에 사용되는 수사학이 정말 협상전략용인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데올로기가 실용주의에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 정부는 현재 실용주의자(Pragmatist)와 이데올로그(Ideologue)간의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정책 방향도 불확실해졌다.
이러한 갈등의 한쪽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있으며 다른 한쪽에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있다.
실용주의자인 파월 장관은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계획을 지지해 왔으며 흩어진 걸프전 동맹국들을 통합함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이데올로기를 중요시하는 럼스펠드 장관은 유럽의 군사정책에 대해 파월보다 회의적이다.
양쪽의 시각차는 실재로 존재하지만 현 시점에서 전략보다는 전술의 차이인 것처럼 보인다.
파월과 럼스펠드 장관은 매주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와 점심을 같이 먹고 매일 아침에는 전화통화를 한다.
그들의 전술 차이가 근본적인 의견불일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파월 장관이 다른 나라의 시각에 비쳐지는 미국의 모습에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럼스펠드 장관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두 장관의 갈등과는 별도로 러시아 중국에 대한 사건 이면에도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미 정부는 중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러시아보다는 중국과 직면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이 러시아 등 유럽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
◇ 이 글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실린 ''Working out the world''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외교정책의 새로운 시작을 약속했다.
지난 몇주 동안의 사건들은 그 약속의 의미를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톡홀름의 EU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전날 밤 미국은 우방국에 사전통보도 없이 스파이 혐의로 50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그뒤 미 정부는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직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체첸공화국의 외무장관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미 환경보호국 책임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교토의정서가 무효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인다는 대선공약에 반하는 발언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에도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에 대해 이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중국 첸지천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중국과의 관계가 덜컹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회담에선 무역 반테러리즘 등 양국의 공통관심사보다 대만 인권 등에 관한 시각차가 더 많이 부각됐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몇 주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판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부시 대통령의 행동을 ''냉전으로의 회귀''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좀 더 자세히 상황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들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을 시도하는 전문가들은 지나친 의미부여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외교정책에서는 대체로 수사학(Rhetoric)과 어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교문제에서 어조는 다른 정책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 정부는 아직까지는 군사배치나 신무기판매 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 보지 않았다.
첫번째 결정이 바로 몇달 앞으로 다가온 대만 무기판매건이다.
아직은 외교정책에 사용되는 수사학이 정말 협상전략용인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데올로기가 실용주의에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 정부는 현재 실용주의자(Pragmatist)와 이데올로그(Ideologue)간의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정책 방향도 불확실해졌다.
이러한 갈등의 한쪽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있으며 다른 한쪽에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있다.
실용주의자인 파월 장관은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계획을 지지해 왔으며 흩어진 걸프전 동맹국들을 통합함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이데올로기를 중요시하는 럼스펠드 장관은 유럽의 군사정책에 대해 파월보다 회의적이다.
양쪽의 시각차는 실재로 존재하지만 현 시점에서 전략보다는 전술의 차이인 것처럼 보인다.
파월과 럼스펠드 장관은 매주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와 점심을 같이 먹고 매일 아침에는 전화통화를 한다.
그들의 전술 차이가 근본적인 의견불일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파월 장관이 다른 나라의 시각에 비쳐지는 미국의 모습에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럼스펠드 장관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두 장관의 갈등과는 별도로 러시아 중국에 대한 사건 이면에도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미 정부는 중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러시아보다는 중국과 직면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이 러시아 등 유럽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
◇ 이 글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실린 ''Working out the world''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