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물량개입이 환율을 1,340원을 중심으로 한 좁은 범위에 가둬놓았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주말보다 1엔내에서 오름세를 타기도 했으나 시장거래자들은 당국개입에 대한 강한 경계감으로 달러매수에 나서지 못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재상승세를 타고 당국의 의지가 약해진다 싶으면 달러/원 환율도 오름세를 타게 되나 당국개입에 대해 조심스레 대응하고 있다"면서 "오후거래는 1,336∼1,345원 범위에서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 마감가 1,342.10원보다 2.90원 낮은 1,339.2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개장초반 반짝 오름세를 탄 것외에 주로 1,340원 아래서 주로 움직였다. 일주일만에 1,340원 아래로 내려선 것.

거래자들은 개장초 당국의 개입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매수세가 여전히 살아있는 듯 했으나 1,330원대 후반으로 내려선 이후 경계감이 커지면서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장중반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서 1,340원을 일시적으로 상향돌파했으나 이내 국책은행의 개입물량으로 아래쪽으로 미끄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장 마감가인 123.86엔에서 1엔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거래자들이 아세안 재무장관들이 엔화 약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성명 발표 후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 커버링에 나섰다. 이에 따라 1차 저항선인 124.80엔대까지 올라섰으나 추가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아 소폭 내려앉아 124엔대 중반에서 머물고 있다.

도쿄장에서는 최근 달러/엔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체경계감이 짙게 깔린데다 지난 주말 당국관계자의 잇단 발언과 위안화 절하문제에 대한 중국측의 언급으로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나스닥 급락에 따른 기술주 약세로 오전장중 13,0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주 긴급경기대책이 발표된 이후 매도세가 몰리면서 은행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보다 2.61% 하락한 13,033.84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역외세력은 장초반 매수에 나섰다가 당국의 물량개입 등으로 조용한 상태며 업체들도 고나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을 바라보면서 거래가 지속되겠지만 당국도 속도조절에만 주력할 뿐 엔화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오전장과 비슷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보다 0.10원 낮은 1,34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직후 이 선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1,343.20원까지 올라섰으나 국책은행을 통한 물량개입으로 1,340원 아래로 내려섰다.

이후 달러/엔 환율오름세를 타고 1,340원 위로 올라섰으나 이내 이선을 둘러싸고 좌우횡보하는 장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선 한때 500선이 한때 붕괴되는 등 약세가 이어졌으며 12시 14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501.11을 가리키고 있다. 외국인은 12시 현재 거래소와 5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선 8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한편, 재경부는 이날 한불종금 등 일부 종금사의 단기외채 미상환 잔액 2억6,000만달러를 상환, 외환위기 이후 금융사들의 외화유동성 부족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지급보증하에 만기연장된 221억1,000만달러를 전액 돌려줬다고 발표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미 상환분에 대해 미리 준비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