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안정된 직종의 하나로 손꼽히는 게 의사다.

흰 가운을 벗어던지고 벤처라는 고위험 직종에 뛰어드는 의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만큼 겪는 어려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레 의사 출신 벤처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모임이 생겨났다.

사업을 하면서 알음알음 알게된 이들은 얼굴이나 보자며 지난해 봄 첫 모임을 가졌다.

에임메드의 노환규 사장,닥터헬프의 김진 사장,오픈닥터스의 최영철 사장,닥터포유의 원석규 사장 메디칼익스프레스의 김영기 사장이 참여했다.

이 모임은 이름이 따로 없다.

"의사벤처 CEO모임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회장도 없다.

최영철 사장이 총무를 맡고 있다.

물론 회비도 없다.

그야말로 느슨한 친목모임이다.

지금은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사장 등이 합류하면서 모임 참석자들이 10여명으로 불어났다.

연령층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 노 사장은 "단순 친목모임으로 출발했지만 하나로 뭉치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고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료벤처가 외부에서 보면 별차이없어 보이지만 안에서 살펴보면 비즈니스 내용이 천차만별이라는 게 노 사장의 설명.개원 컨설팅(오픈닥터스)에서부터 병원 경영컨설팅(닥터헬프),사이버병원 운영(케어캠프와 닥터포유),건강관리 서비스(에임메드)등 다양하다.

아직은 제휴 실적이 없지만 사업간 제휴를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매월 세째주 수요일이 이들이 모이는 날.세미나실이 아니라 식당으로 직행한다.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사업은 물론 살아가는 얘기를 나눈다.

사업방향을 조정하거나 우수인력을 추천받기도 한다.

신제품 시판에 앞서 회원들의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달에 처음으로 메디컬익스프레스의 김영기 사장이 회원들과 일부 기자들을 초청,힐튼호텔에서 웹기반의 전자차트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제품에 대한 보완점이 논의된 것은 물론 일부 회원들이 공동사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들은 별도로 후속모임을 갖고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