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R(디지털 비디오 레코더)가 차세대 무인감시장비로 자리를 다지고 있다.

기존의 감시장비인 CCTV(폐쇄회로TV)를 대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규수요까지 낳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 접목돼 기업이나 건물의 보안장비 수준에서 벗어나 개인 보안장비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성장잠재력이 가히 폭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DVR는 1995년께부터 국내 벤처기업들이 기존 아날로그 방식 CCTV의 대체품을 모색하면서 개발된 새로운 제품이다.

시작이 외국 업체보다 빨랐기에 국내 DVR 생산업체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세계 DVR시장의 90%정도를 국내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DVR생산에 뛰어든 국내회사가 1백개를 웃돌고 있는데다 대만과 중국에서도 생산을 시작해 시장쟁탈전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끼리의 경쟁이 과당양상으로 번지면서 수익성 악화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이 DVR업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DVR란=DVR는 디지털 영상저장 장치다.

MPEG,MJPEG등 동영상 압축기술을 기반으로 동화상을 압축 저장하고 인터넷등을 통해 화상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좁은 의미로는 폐쇄회로카메라를 통해 잡히는 영상을 비디오 테이프가 아닌,디지털로 변환시켜 하드디스크에 압축 저장하는 감시장비를 지칭한다.

<>DVR의 장단점=DVR는 애초부터 CCTV의 후속모델로 개발됐다.

CCTV 저장장치로 사용되던 VCR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화질도 시원치 않은데다 동영상을 담을 비디오 테이프가 너무 많이 들었다.

특정 화면을 검색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였다.

DVR는 디지털 기술로 동영상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저장하기 때문에 화질이 우수하고 대용량을 저장할수 있다.

단 몇초만에 원하는 화면을 검색할 수 있다.

다만 CCTV가 대당 7백달러 수준인데 비해 PC기반의 DVR는 대당 3천달러로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다.

최근 DVR 제조업체들은 성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대당 1천달러 수준인 DVR로 눈을 돌리고 있다.

PC기반이 아닌 제품이다.

<>DVR 시장규모 전망=지난해 세계 CCTV 시장규모는 29억달러 수준이었다.

이에반해 DVR시장은 2억달러 안팎이었다.

하지만 IT관련 리서치업체인 프로스트&설리반은 2003년까지 세계 DVR시장이 16억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CTV시장의 50%이상이 DVR로 대체된다는 관측이며 연평균 성장률도 1백20%에 이를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에서 DVR의 수요는 엄청나다.

우선 입출금 과정의 녹화가 필수인 금융회사의 경우 CCTV에서 DVR로 바꾸고 있다.

현대증권은 금융권의 DVR 전환수요가 4백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 신축빌딩,공항,카지노,정부기관 등도 DVR를 설치하고 있다.

신축되고 있는 사이버 아파트는 향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올해부터 사이버아파트의 경우 CCTV설치가 의무화된다는 점을 들어 향후 시장규모가 4천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DVR 제조업체의 현재와 미래=쓰리알과 성진씨앤씨가 지난 1999년과 2000년 세계보안전시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코디콤과 아이디스등에도 외국 바이어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에만 성진씨앤씨가 1천5백만달러,아이디스가 8백5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다른 업체들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핑크빛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DVR용 칩을 개발한 에이로직스의 김주덕 대표는 "현재 국내 벤처기업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경우 가격이 다소 비싸 수요를 계속해서 창출할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가 보급형의 DVR 생산체제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 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대만은 저렴한 원재료비를 무기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이 이들의 도전을 어떻게 따돌릴지 관심을 모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