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엔 기업체 사장이 66만3천명 산다.

이 가운데 여사장이 18만7천명이다.

도·소매업까지 포함해서 그렇다.

중소기업청의 이 통계로 볼 때 서울에 사는 사장 세사람 중 거의 한사람은 여성이란 결론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고 다음 통계를 살펴보자.

올해 서울시가 기업으로부터 컴퓨터 종이 벽돌 맨홀 등 각종 제품을 구매하는 규모는 1조3천억원 수준이다.

이 구입액 가운데 올해 여성기업의 물품을 구입키로 한 규모는 4백60억원.

이는 총 구매액의 3.5%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시는 올들어 여성기업지원법 제9조에 의해 여성기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실제 지원규모는 이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다른 정부기관의 여성기업 지원규모는 살펴보나마나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인 미국의 여건은 어떠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사우스웨스트 3가에 가면 허름한 흰색 건물이 하나 나타난다.

바로 미국 중소기업청(SBA)이다.

이곳엔 여성 직원이 참 많다.

지난해까지는 중소기업청장도 푸에르토리코 출신 여성인 알브레즈였다.

이 SBA 안엔 여성기업국(OWBO)이 따로 있다.

여기선 여성기업에 대한 갖가지 지원책을 마련한다.

△사업품목 개발 및 사업계획서 작성 △신용대출 지원 △수출업무 지원 및 세미나 개최 △여성기업 정보분석 및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여성기업인에 대해선 대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3일 이내에 보증도 해준다.

그러나 정부의 각 부처가 물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여성을 차별하기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미국에선 조달물품의 5% 이상을 여성기업에서 구매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서울시처럼 여성기업 구매비율이 3.5%라면 미국에선 당장 경고를 받게 된다.

미국은 오는 5월6일부터 12일까지 워싱턴DC 르네상스 호텔에서 중소기업주간(Small Business Week) 행사를 갖는다.

이번 행사에서 여성기업인에 대한 대대적인 포상을 할 계획이라고 SBA 관계자는 밝힌다.

한국에서도 오는 5월21일부터 26일까지 중소기업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여성기업인들로 구성된 ''21세기 정보화포럼''은 이 기간 중 여성기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오는 5월 한국과 미국의 중소기업주간을 비교해보면 양국 여성기업의 위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