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미국 판매법인인 DMA(대우모터아메리카)는 10일(한국시간) 전체 임직원 명의로 대우자동차,대우자동차 노조,민주노총등 한국내 1백여개 기관의 인터넷 게시판에 ''애절한'' 호소문을 올렸다.

골자는 민주노총이 추진중인 ''대우자동차의 GM매각반대 국제결사대''의 파견을 철회토록 해달라는 것.

DMA는 "GM 매각 반대 국제결사대가 파견되면 애써 가꿔온 대우자동차의 미국시장내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보루를 잃게 된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DMA는 특히 "부평공장 주력상품인 레간자의 지난해 해외판매물량 중 65%가 미국에서 소화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미국시장을 지키지 못하면 GM으로 매각되든 독자 생존하든 부평공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우차는 지난 98년 9월 국내 메이커로서는 가장 늦게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첫해 2천2백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으나 99년 3만6천대,2000년 7만6천대로 판매량을 크게 늘려 현지에 확실한 판매기반을 다졌다.

대우차 호주판매법인인 DDA도 "결사대 파견 등으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져 판매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은 뉴스가 보도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대우자동차 본사에 요구해왔다.

민주노총이 추진중인 ''대우자동차 GM 매각 반대 국제결사대'' 파견에 대해 국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대우자동차를 도와주기보다는 대외 이미지 악화 및 해외 판매망 붕괴로 이어져 생존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우차 해외 판매법인들은 지난 2월 민노총의 ''김우중 체포 결사대'' 파견 때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대우자동차 집계에 따르면 그 이후 프랑스 시장에서 판매량이 30%이상 떨어졌다.

대우차는 ''GM 매각 반대 국제결사대'' 파견은 체포조 파견 때보다 충격이 훨씬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차 사무노동직장발전위원회도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GM의 대우차 인수 저지를 위한 국제결사대 파견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철회를 강력 촉구했다.

매각이 가뜩이나 불투명한 상태여서 해외시장을 상실하게 되면 기업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게 한결같은 우려다.

민노총은 지난달 민주광장 제297호를 통해 "졸속적인 매각정책이 실패하면 대우자동차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매각반대를 공식 표명했다.

GM으로의 매각반대 국제결사대는 파견 시기나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호소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GM은 계속해서 대우자동차의 노사문제가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혀왔다.

GM의 루돌프 슐레이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은 대우차를 언제 인수할지 알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물론 GM이 대우차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슐레이스 사장 자신의 표현대로 GM의 입장에서 보면 대우차는 저가차량의 생산기지로서도 활용가치가 있다.

대우차 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고위 관계자도 "GM이 포드처럼 인수의사도 발표하지 않고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제안을 해올 것은 분명하며 6월 대우자동차가 법정관리 계획서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기는 이달 말이나 5월초께로 예상된다는 것.

문제는 가격과 조건,매입시기 등이다.

노사불안이 가시지 않으면 매각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으며 매각된다 해도 헐값이 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미 대우차의 해외 생산 네트워크가 완전 붕괴된데다 기업가치도 떨어져 있어 GM은 대우차인수안의 이사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GM은 대우차 인수의사를 밝히되 노사불안 등을 내세워 값을 후려치고 파격적인 인수조건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

김상철·김용준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