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제품은 세계 최고, 신기술 및 미래 유망분야는 기술력 열위"

국내 광산업의 현주소다.

국내 광산업의 기술 및 제품 경쟁력 수준은 분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LCD(액정표시장치)처럼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광통신시스템처럼 이제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의 품목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산업자원부와 광산업 업계 분석에 따르면 컴퓨터모니터와 LCD 등 영상표시기와 스캐너 디지털복사기 디지털프린터 등 광정보 입출력기 분야는 현재 일본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앞으로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광통신용 부분품과 광원 기술 및 레이저기기는 세계 최고인 미국이나 일본 기업에는 뒤지지만 중간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광통신시스템 광전변환기 광계측.센서기기 광재료 광소재부분품은 경쟁력이 현저하게 뒤처지는 분야로 꼽힌다.

이같은 경쟁력 현황은 산업생산 및 수출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998년 기준으로 광산업 생산은 7조원 규모로 이중 LCD 분야가 2조원으로 전체 광산업 생산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는 이미 시장이 성숙된 프린터 및 복사기 등 화상기록재생장치 분야의 생산이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광원 제품의 주요 생산 품목도 형광등과 차량용 조명 등 일반 조명기구가 전체 광원 생산의 17%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LED(발광소자) 등의 분야는 전광판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기존 전자제품 디스플레이 장치뿐 아니라 휴대폰 DVD 플레이어 등 새로운 디지털 정보단말기로 응용시장이 확대되면서 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은 광산업 제품 생산이 LCD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저부가가치형 범용 제품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라고 국내 광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수출(99년 기준) 역시 전체 광산업 수출 38억달러 가운데 12억달러 LCD가 차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광산업 수출이 세계 광산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수출품은 LCD LED CD플레이어 카메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광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광통신 및 광정보기기 분야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광산업 시장이 2005년까지 연평균 38%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분야의 수요 확대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수요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KIET) 분석에 따르면 광통신분야는 지난 98년부터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33.4%, 광정보기기는 48%의 성장세가 예상돼 광원 및 광전소자의 13%, 광정밀기기 17.8%, 광소재 12.8%보다 훨씬 높다.

특히 보다 빠른 인터넷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인 만큼 광인터넷 수요가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돼 광통신분야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산업은 워낙 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특정분야만을 골라내 육성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광통신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발전을 통해 전체 광산업 발전을 꾀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