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보통신 사회를 이끌어갈 광산업 기술개발에 한국 기업들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세계적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당 분야의 국제적인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선진국 기업들이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개발,철저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동남아는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국내 광산업의 전반적인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뒤쳐져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해외시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광산업 수출전사"들의 공통점은 오랜 연구개발 경험이다.

광산업을 21세기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시책에 맞춰 어렵게 인식되던 기술개발 과제를 완벽히 수행,그 노하우를 제품생산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그때 그때 만들어내는 "민첩성"도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광산업 전문기업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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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광섬유 코팅 기술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라"

루벤틱스(대표 오정현)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필수적인 광섬유 생산에 사용되는 코팅 재료 전문기업이다.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삼성화학페인트에서 광통신용 신소재 개발을 위해 분사됐다.

액체상태로 있는 코팅제 페인트 접착제 등을 고체인 필름으로 만들기 위해 열 대신 자외선을 사용하는 "광경화(Ultra-Violet Cure)"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전문가다.

광섬유 리본용 코팅 재료,광패키징 광학접착제,광학용 실리콘 하드코팅 분야도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루벤틱스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 고객이 많다.

루벤틱스의 이같은 약진은 지난 98년 산업자원부와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가 주관한 광전소자의 첨단 패키징(Packaging)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광경화형 광학접착제"개발에 성공했다.

이들의 기술력과 사업성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광통신 부품 및 재료기술의 본고장인 일본에 루벤틱스재팬이란 합작법인을 설립,후지제록스 후지쿠라 마쓰시다 야스다 등 일본의 선진 광패키징 업체에 루벤틱스의 제품과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루벤틱스의 광섬유용 광경화형 코팅 레진은 초속 30m의 고속으로 진행되는 코팅공정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품.

자외선(UV)을 이용,1백만분의 1초만에 경화.코팅되는 신기술 개념을 채택했다.

이 제품은 전세계 세번째로 개발된 것으로 광섬유 생산의 핵심 원재료다.

이와 관련된 시장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오다 최근에는 중국 인도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세계시장은 7천8백억원 규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대한전선 머큐리(구 대우통신) 등 광섬유 전문업체들의 수요가 계속 밀려들고 있다.

오정현 대표는 "오랜 공동연구개발 끝에 국산화에 성공한 이 제품을 국내시장은 물론 독점기업들의 횡포에 시달려 온 아시아 및 해외 업체들에게도 공급해 수출시장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루벤틱스의 "광경화형 광패키징용 접착제"는 광시그널이 통과하는 광로접합 및 렌즈 고정 등 1천분의1mm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곳에 접합용으로 사용된다.

루벤틱스 제품은 열 경화형 선진기업 제품에 비해 경화시간이 현저히 짧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광부품 회사를 중심으로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NTT-AT,미국의 놀란드가 개발한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품 단위당 가격은 금의 8배 이상(10g당 80만~1백20만원)으로 향후 1~2년내에 세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현 대표는 "루벤틱스재팬에 이어 루벤틱스USA 루벤틱스타이완 루벤틱스중국 등 지속적으로 외국기업과의 합작사업을 추진해 수출기업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다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