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해외수출을 맡고 있는 원유상(29)대리는 휴대폰과 PDA(개인휴대단말기)를 통해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PDA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전날밤에 온 이메일을 체크한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면 사무실에 있는 PC와 연결돼 e메일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답장은 즉석에서 처리한다.

바이어로부터 주문이 들어올 경우 인트라넷에 접속,필요한 제품정보를 내려받은 후 파일로 첨부해 보낸다.

원 대리는 요즘 결혼을 앞두고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바쁜 업무로 짬을 내기가 힘들지만 휴대폰 무선인터넷으로 투자정보를 손쉽게 얻고 있다.

무선인터넷 증권정보를 이용하면 투자한 종목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볼수 있는 것은 물론 곧바로 매수.매도 주문까지 낼수 있다.

타이밍이 핵심인 주식투자에서 무선인터넷만큼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주말에 애인과 함께볼 영화 표 예약도 휴대폰 하나면 오케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후 휴대폰 무선인터넷 티켓으로 요금을 할인받는 것은 물론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 휴대폰으로 승차요금을 낸다.

결혼하는 친구에게 보낼 축의금이나 인터넷에서 구입한 상품 대금결제도 휴대폰 무선인터넷으로 간편하게 해결한다.

무선인터넷이 생활을 바꾸고 있다.

무선인터넷은 장소에 제약이 있는 유선인터넷과는 달리 어디서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무선인터넷이 활용되는 분야는 뉴스 재테크 등 각종 생활정보나 게임 오락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개인은 물론 기업에서도 전자상거래나 모바일오피스 구현에 무선인터넷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인터넷 이용자는 1천8백만여명에 달한다.

국민 2.5명당 1명은 무선인터넷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무선인터넷 인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모바일 주식거래 규모를 예로 들어보자.

현대증권의 경우 하룻동안 중개하는 주식거래 총액은 5천억원.

이 가운데 3백억원이 무선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주식시장 전체 규모로 따지면 모바일 주식거래량은 더욱 엄청나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주식거래액은 7조8천억원.

이중 무선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주식거래 비중이 3.7%로 금액으로는 무려 2천8백86억원에 달한다.

무선인터넷 시장의 급성장은 업계 흐름까지 뒤바꾸고 있다.

수익성 부재로 한계에 부딪친 닷컴기업들이 너도나도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기존 굴뚝산업의 전형인 제조분야 대기업들까지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모바일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도 무선인터넷을 대표적인 신사업 분야로 키우고 있다.

이제는 이동전화 가입자보다 무선인터넷 가입자수가 업체들간 우열을 가리는 기준으로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무선인터넷 시장이 또한번 폭발적인 성장을 누리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으로 초고속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2.5세대 이동통신서비스(IS-95C)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보통신부는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들의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패킷요금제 방식으로 요금제를 변경했다.

이는 일본 NTT도코모의 무선인터넷서비스인 아이모드(i-mode)와 비슷한 것으로 이 방식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접속료 부담은 종전보다 30%정도 줄어든다.

패킷요금제 도입은 이와함께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의 유료화 정책에도 도움이 돼 관련 시장의 동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