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영 < 한국무선인터넷협회장 / 에어아이 사장 >

국내 휴대폰 가입자는 지난달말 기준으로 2천8백만명으로 불어났다.

이중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입자는 1천8백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렇듯 빠른 속도로 무선인터넷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곤 거의 없다.

이때문에 세계 유수의 인터넷관련 사업가와 투자가,애널리스트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급성장의 이면에 깔려있는 부정적인 측면들도 간과해선 안된다.

국내 무선인터넷 기반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콘텐츠 제공업체(CP)와 서비스 제공업체(SP)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그동안 묵묵히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해왔기에 오늘날과 같은 양적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무선인터넷 접속프로토콜이 WAP과 ME로 나뉘어져 있어 한 콘텐츠도 두개의 프로토콜로 따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과 비용을 이중 삼중으로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와 서비스를 배타적으로 선발하는 일부 사례도 문제다.

콘텐츠를 한번 개발하면 모든 휴대폰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CP와 SP의 수입구조가 왜곡되고 재투자도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좋은 콘텐츠와 서비스가 공급되지 않으면 무선인터넷 이용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동전화사업자들도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다양하고 품질좋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영세한 CP나 SP들이 초기에 부담하고 있는 개발비용을 분담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콘텐츠 유료화 문제도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지어 좀더 많은 보상을 CP와 SP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둘째는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나 자바스크립터 내장 휴대폰의 공급 지연,관련 콘텐츠의 공급 부족 등이 국내 시장의 발전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게 사실이다.

세째 고객이 자유롭게 콘텐츠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포털서비스 체제를 오픈해야 한다.

다른 이동전화사업자의 포털에도 자유롭게 접속해야 각종 정보가 원활하게 유통되고 관련 사업자들의 수입이 늘어난다.

이동전화사업자의 포털사이트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거나 독립적인 무선포털사이트를 만들면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