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화(國花)인 ''사쿠라''를 피우는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 한라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분자유전학연구실의 조경진 박사팀은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일본이 원산지로 알려진 왕벚나무의 뿌리가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조 박사팀은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를 DNA지문 분석방법으로 비교해 본 결과 한라산 왕벚나무의 유전변이량이 일본 것보다 2.5배 크고 변이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유전학적으로 일본의 왕벚나무가 한라산 왕벚나무를 모태로 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의 왕벚나무 연구는 꽃 잎 과실 등 외부형질 분석방법만으로 이뤄져 정확한 검증이 어려웠다.

조 박사는 "연구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진해 등 국내 7개소의 왕벚나무와 일본 산림총합연구소 삼림과학원이 제공한 일본 왕벚나무를 한라산 왕벚나무와 DNA지문방법으로 비교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수원 해남 사천 전주 등 우리나라 7개소의 왕벚나무는 한라산 왕벚나무보다 일본의 왕벚나무와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조 박사는 "이는 1930년 일제시대 때 일본이 황국사관을 심기 위해 일본에서 왕벚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얘기가 사실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