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룰 깬 주택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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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행은 합병추진위원회로 돌아와야한다"
11일 오전 한국은행 기자실.
국민-주택은행간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대한 국민은행측 입장발표가 있었다.
합추위 위원이기도 한 김유환 국민은행 상무는 이 자리에서 합추위가 결정한 의결사항을 공개했다.
"존속법인은 국민은행,합병비율은 1.6대1안팎"이 주 내용이다.
이 결의안에는 김영일 주택은행 부행장과 최운열 주택은행 사외이사의 서명이 담겨있었다.
그동안 "합추위의 결의사항은 없었다"던 주택은행의 거짓말이 폭로되는 순간이었다.
김 상무는 핵심쟁점사항이 합추위에서 결정됐는데 왜 본계약이 늦어지고 있는지 세세히 설명했다.
그는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합추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의제기를 했다"며 "이에대해 합추위는 재검토결과 주택은행의 이의가 타당치 않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택은행측은 재심의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예 합추위를 박차고 나왔다.
결국 정부당국의 개입으로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일괄타결을 위해 밤샘협상을 연일 벌였다.
어찌보면 이같은 갈등은 합병과정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나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서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싸움은 합추위 내에서 열심히 하되 최종결정에는 따르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합추위"라는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어놓고 결의안이 맘에 안든다고 떼를 쓰는 것은 어린애같은 소행에 불과하다.
"이제 연방대법원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본인은 이와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해 양보하겠습니다"
지난해 미국대선에서 재개표 시비를 벌이다가 패배를 인정했던 앨고어 민주당후보가 한 말이다.
그는 낙선했지만 "아름다운 패배자"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상처뿐인 승리"를 고집하지 않고 "룰"을 지킬 줄 알았기 때문이다.
김준현 금융부 기자 kimjh@hankyung.com
11일 오전 한국은행 기자실.
국민-주택은행간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대한 국민은행측 입장발표가 있었다.
합추위 위원이기도 한 김유환 국민은행 상무는 이 자리에서 합추위가 결정한 의결사항을 공개했다.
"존속법인은 국민은행,합병비율은 1.6대1안팎"이 주 내용이다.
이 결의안에는 김영일 주택은행 부행장과 최운열 주택은행 사외이사의 서명이 담겨있었다.
그동안 "합추위의 결의사항은 없었다"던 주택은행의 거짓말이 폭로되는 순간이었다.
김 상무는 핵심쟁점사항이 합추위에서 결정됐는데 왜 본계약이 늦어지고 있는지 세세히 설명했다.
그는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합추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의제기를 했다"며 "이에대해 합추위는 재검토결과 주택은행의 이의가 타당치 않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택은행측은 재심의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예 합추위를 박차고 나왔다.
결국 정부당국의 개입으로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일괄타결을 위해 밤샘협상을 연일 벌였다.
어찌보면 이같은 갈등은 합병과정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나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서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싸움은 합추위 내에서 열심히 하되 최종결정에는 따르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합추위"라는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어놓고 결의안이 맘에 안든다고 떼를 쓰는 것은 어린애같은 소행에 불과하다.
"이제 연방대법원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본인은 이와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해 양보하겠습니다"
지난해 미국대선에서 재개표 시비를 벌이다가 패배를 인정했던 앨고어 민주당후보가 한 말이다.
그는 낙선했지만 "아름다운 패배자"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상처뿐인 승리"를 고집하지 않고 "룰"을 지킬 줄 알았기 때문이다.
김준현 금융부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