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 지속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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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에 불이 붙으면서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종합지수가 사흘만에 종가기준 500선을 회복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3억5,427만주, 1조6,788억원을 기록, 관망세를 벗어났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워낙 강해 충격은 미미했다.
거래소에 활기를 불어넣은 주역은 전날 뉴욕증시였다. 뉴욕증시는 전년보다 매출이 18∼20% 격감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최악으로 내리달을 것이란 우려를 벗어나 반도체주를 포함해 이틀 연속 상승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휴대폰 단말기 및 반도체 제조업체인 모토롤라가 장 종료 후 주당 9센트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일 장 마감 뒤에는 야후가 실적을 내놓는다. 모토롤라의 악재와 야후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11일 뉴욕증시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주목된다.
외국인은 이날 뉴욕 증시 강세를 바탕으로 국내 거래소에서 공격적인 매수 공세를 폈다. 은행주, 증권주, 통신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자'' 주문을 내면서 1,8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일 2,066억원 이후 10주 중 최대규모다.
이날 환율은 나흘째 하향안정, 일주일만에 1,320원선을 뚫고내려 전날보다 14.60원 내린 1,319.50원에 마감했다.
◆ 외국인 매수세 지속될까 = 11일 외국인은 은행주, 증권주, 통신주에 대해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은행주 459억원, 증권주 126억원, 통신주 417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9.46% 급등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삼성전자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24만3,000주, 금액으로는 453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00원, 2.20% 상승한 1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남반도체도 전날보다 40원, 1.03% 상승한 3,91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강세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도 전날보다 35.86포인트, 1.67% 상승했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오히려 전날보다 60원, 2.28% 내린 2,570원에 장을 마감, 반도체 강세에 동승하지 못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한동안 외면했던 은행주와 통신주, 증권주, 반도체 등에 대해 외국인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은 시장에 대단히 긍정적"이라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하루 걸러 매수-매도 전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전환으로 보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면서 "낙폭과대에 따라 저가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국민-주택은행 합병 재료 부각 =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던 은행주 중 특히 국민, 주택은행은 합병 타결 기대감으로 개장 내내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그동안 국민, 주택은행은 합병에 대한 내부 알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으로부터 외면당해왔었던터라 이날 상승은 의미가 크다고 증시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합병 등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어지면서 외국인의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외국인의 매수세때문로 이날 전강후약의 추세가 깨진 것도 좋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 동반 하락을 주도했던 국민-주택은행이 이날 각각 9.80%, 12.37% 큰폭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 해외 지분 매각 "호재 or 악재" = 11일 거래소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8만5,000원, 10.79% 상승한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9만원선 회복은 지난 달 27일 이후 10거래일만이었다.
이날 SK텔레콤이 큰 폭 오를 수 있었던 것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임박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일부에선 그동안 NTT도코모와의 협상지연이 SK텔레콤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전략적 제휴가 호재임에는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증시관계자들 대부분은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SK텔레콤이 추세적인 상승세를 탈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해외통신주의 안정과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닥등록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은 그룹 지분 매각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으며 오전중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칼라일 측과 협상은 진행중이라고 해명, 전날보다 2.98% 상승하며 5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12일 옵션 만기일 = 12일 옵션만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됐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옵션만기와 관련 약 2,000억원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난 11일 1,617억원 가까이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지만 시장에는 특별한 충격을 주지 못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부담을 주지 못했다"면서 "추가로 출회될 물량이 적은데다 시장 안전판으로 작용할 연기금에서 대부분 소화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시장 충격을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LG텔레콤 3,000억원 증자 공모 = LG텔레콤이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3,000억원 규모의 증자 공모를 실시한다. 그러나 주가 약세와 함께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 참여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LG텔레콤의 증자는 상당부분 실권주가 발생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LG텔레콤 지분 24.12%를 확보하고 있는 브리티시 텔레콤이 당초 예정과는 달리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증자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LG텔레콤은 대주주인 LG전자는 당초 입장을 번복, LG텔레콤 증자 공모에 참여키로 하면서 0.84% 하락 마감했다. 일부에선 LG전자가 그동안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 참여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던 것이 신뢰성을 추락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진영완 애널리스트는 "3,000억원 증자에 LG전자가 참여할 경우 지불해야할 금액은 844억원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만약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시장에 부담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
종합지수가 사흘만에 종가기준 500선을 회복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3억5,427만주, 1조6,788억원을 기록, 관망세를 벗어났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워낙 강해 충격은 미미했다.
거래소에 활기를 불어넣은 주역은 전날 뉴욕증시였다. 뉴욕증시는 전년보다 매출이 18∼20% 격감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최악으로 내리달을 것이란 우려를 벗어나 반도체주를 포함해 이틀 연속 상승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휴대폰 단말기 및 반도체 제조업체인 모토롤라가 장 종료 후 주당 9센트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일 장 마감 뒤에는 야후가 실적을 내놓는다. 모토롤라의 악재와 야후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11일 뉴욕증시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주목된다.
외국인은 이날 뉴욕 증시 강세를 바탕으로 국내 거래소에서 공격적인 매수 공세를 폈다. 은행주, 증권주, 통신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자'' 주문을 내면서 1,8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일 2,066억원 이후 10주 중 최대규모다.
이날 환율은 나흘째 하향안정, 일주일만에 1,320원선을 뚫고내려 전날보다 14.60원 내린 1,319.50원에 마감했다.
◆ 외국인 매수세 지속될까 = 11일 외국인은 은행주, 증권주, 통신주에 대해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은행주 459억원, 증권주 126억원, 통신주 417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9.46% 급등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삼성전자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24만3,000주, 금액으로는 453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00원, 2.20% 상승한 1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남반도체도 전날보다 40원, 1.03% 상승한 3,91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강세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도 전날보다 35.86포인트, 1.67% 상승했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오히려 전날보다 60원, 2.28% 내린 2,570원에 장을 마감, 반도체 강세에 동승하지 못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한동안 외면했던 은행주와 통신주, 증권주, 반도체 등에 대해 외국인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은 시장에 대단히 긍정적"이라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하루 걸러 매수-매도 전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전환으로 보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면서 "낙폭과대에 따라 저가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국민-주택은행 합병 재료 부각 =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던 은행주 중 특히 국민, 주택은행은 합병 타결 기대감으로 개장 내내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그동안 국민, 주택은행은 합병에 대한 내부 알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으로부터 외면당해왔었던터라 이날 상승은 의미가 크다고 증시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합병 등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어지면서 외국인의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외국인의 매수세때문로 이날 전강후약의 추세가 깨진 것도 좋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 동반 하락을 주도했던 국민-주택은행이 이날 각각 9.80%, 12.37% 큰폭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 해외 지분 매각 "호재 or 악재" = 11일 거래소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8만5,000원, 10.79% 상승한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9만원선 회복은 지난 달 27일 이후 10거래일만이었다.
이날 SK텔레콤이 큰 폭 오를 수 있었던 것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임박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일부에선 그동안 NTT도코모와의 협상지연이 SK텔레콤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전략적 제휴가 호재임에는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증시관계자들 대부분은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SK텔레콤이 추세적인 상승세를 탈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해외통신주의 안정과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닥등록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은 그룹 지분 매각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으며 오전중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칼라일 측과 협상은 진행중이라고 해명, 전날보다 2.98% 상승하며 5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12일 옵션 만기일 = 12일 옵션만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됐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옵션만기와 관련 약 2,000억원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난 11일 1,617억원 가까이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지만 시장에는 특별한 충격을 주지 못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부담을 주지 못했다"면서 "추가로 출회될 물량이 적은데다 시장 안전판으로 작용할 연기금에서 대부분 소화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시장 충격을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LG텔레콤 3,000억원 증자 공모 = LG텔레콤이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3,000억원 규모의 증자 공모를 실시한다. 그러나 주가 약세와 함께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 참여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LG텔레콤의 증자는 상당부분 실권주가 발생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LG텔레콤 지분 24.12%를 확보하고 있는 브리티시 텔레콤이 당초 예정과는 달리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증자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LG텔레콤은 대주주인 LG전자는 당초 입장을 번복, LG텔레콤 증자 공모에 참여키로 하면서 0.84% 하락 마감했다. 일부에선 LG전자가 그동안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 참여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던 것이 신뢰성을 추락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진영완 애널리스트는 "3,000억원 증자에 LG전자가 참여할 경우 지불해야할 금액은 844억원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만약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시장에 부담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