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역에서 나와 대치동 쪽으로 5분쯤 가다보면 남부순환로 왼편에 빨간색 2층 건물이 눈에 띈다.

통유리 창을 빼고는 기둥도 벽면도 빨간색이다.

2층 창문 윗쪽에는 대형 버섯 사진이 여럿 붙어있다.

강남구 도곡동의 순풍 머구루(02-3462-0166).

지난해 12월 문을 연 자연버섯요리 전문점이다.

머구는 중국어로 버섯이라는 뜻.

중국 사천성 등지의 해발 4천m 이상 산간고지에서 자생하는 야생버섯을 들여와 요리로 내놓는다.

버섯은 예로부터 독특한 향기와 맛,높은 영양가로 인해 식용 및 약용으로 두루 이용돼왔다.

특히 중국에선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통했다.

본초강목에서 "만병을 퇴치하는 신초로서 장기간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아 신선이 된다"고 했을 정도다.

순풍 머구루의 버섯요리는 식사와 약용을 겸한다.

중국에서 말리거나 염장해 들여온 31가지의 야생버섯을 질병예방과 기력보강,치료,다이어트 등의 필요에 따라 고르면 된다.

값은 종류에 따라 2만5천~6만원.

아직은 손님들이 버섯의 종류와 효능을 잘 몰라 4종류(3만.5만.7만.10만원)의 코스요리가 편하다.

3만원짜리 기본코스는 4~5가지 버섯과 버섯볶음,소고기와 야채,식사(면,만두,버섯볶음밥),후식 순으로 나온다.

요리법은 개인별로 준비된 국물(머구탕)에 각종 버섯을 데쳐 먹는 샤브샤브 스타일.중국에서 초빙해온 5명의 한족 요리사가 탕과 재료를 준비한다.

식사는 "머구탕"을 1~2잔 마시는 것으로 시작한다.

국물맛이 시원하다.

10여가지의 버섯에 동충하초,대추,밤,장뇌,생강,구기자,마늘,오골계 등을 넣어 만 하루 동안 끓인 것이다.

버섯이 나오자 종업원이 버섯의 종류와 효능을 일일이 설명해준다.

표고버섯처럼 생긴 "항구균(균.버섯)은 감기예방과 비뇨기질환 치료에 좋고 육질이 두텁고 맛이 감미로운 "쌍포머구"는 간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데쳐진 버섯은 두반장과 춘장을 섞은 소스에 살짝 찍어 먹는다.

한가지 버섯을 다 먹은 후에는 차로 입을 헹궈야 다음에 나오는 버섯의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고사리 뿌리로 만든 면과 버섯볶음,야채.쇠고기 샤브샤브에 이어 나오는 만두와 오이전도 별미다.

만두와 오이전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만두까지 먹고나면 배가 상당히 부를 정도다.

순풍 머구루의 이동재 전무(55)는 "식사와 보신효과를 겸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좋아한다"며 "고기 몇번 먹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점심은 정오~오후 3시,저녁은 오후 6~10시까지.

쉬는 날은 없다.

1층은 48석 규모의 테이블,2층은 12개의 방을 갖추고 있고 주차장도 넓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