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예술을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했는가.

한국경제신문 시사만화가로 널리 알려진 안백룡 (시사만화가협회 부회장) 화백이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갤러리(프레스센터 1층)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시사만화가로 활동한 지 30년 만에 갖는 첫 전시회다.

학창시절부터 가슴속에 간직해오던 순수미술에 대한 열정이 마침내 발동한 것.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2년 동안 틈틈이 그림을 그려왔다.

이번 첫 개인전을 계기로 시사 만화가로서 뿐 아니라 순수화가로서 화단에 데뷰하는 셈이다.

이번 전시는 유화와 유명인사를 모델로 한 캐리커처,시사만화 등이 출품돼 작가로서 그의 역량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유화=''설악의 봄'' ''내린천의 여름'' ''멍석위의 석류'' 등 풍경 정물 인물을 그린 유화 39점을 출품한다.

작가의 고향인 충주 주변 남한강과 설악산 백담사 내린천 일대의 풍경 등을 편안한 필치로 화폭에 담았다.

크기도 아담한 4호부터 대작인 1백호까지 다양하다.

작가는 세밀한 형태묘사에 치중하기보다 대상을 주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자유스러운 방식을 택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계곡의 물을 그린 작품의 경우 물의 흐름까지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을 통해 공간이 요구하는 깊이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시사만화 ''소오갈 선생''="짜고 또 짜면 나오겠지" 매일 반복되는 시사만화 아이디어와의 전쟁 때마다 작가가 내뱉는 독백이다.

4컷 시사만화에는 펜끝 하나로 수많은 독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촌철살인의 미학''이 담겨있다.

1991년 2월25일부터 경제신문사상 최초로 사회면에 연재되기 시작한 소오갈 선생은 정곡을 찌르는 만화로 독자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표작들만 모아 소개한다.

◇캐리커처=정·재계 등 유명인사 45인의 캐리커처를 선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김영삼 전 대통령,이만섭 국회의장,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김수환 추기경,이근영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전철환 한국은행총재,김각중 전경련회장,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이건희 삼성회장,구본무 LG회장 등이 등장한다.

대상인물의 특징을 파악해 압축적으로 묘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이슈를 가미해 해학적으로 처리했다.

(02)2000-9737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