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여부를 놓고 현대그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광객 운송과 모객을 맡은 현대상선이 채권단의 압력과 누적적자등을 이유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데 비해 현대아산(주)은 사업강행을 고집하고 있는 것.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12일 "현재로서는 사업 지속이 힘들다"며 "정부의 지원조치가 없을 경우 사업을 포기하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아산(주)의 김윤규 사장은 "현대상선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알지만 사업을 지속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강행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대상선은 또 "기업의 존폐가 걸릴 정도의 위기상황에서 명분에만 집착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현대상선의 태도를 놓고 그룹내부에서는 "혼자만 살겠다는 이기주의"라는 따가운 눈총과 "현대상선이라도 건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동조론이 교차하고 있다.

현대아산에서도 일부는 "최악의 경우 유람선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며 현대상선을 옹호하는 분위기이다.

그룹내부에 마찰음이 불거지면서 현대상선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작년 11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 지분을 매각해 현대건설의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그룹의 명령을 정면 거부한 전력 탓에 자칫 "반란"으로 비쳐지지까 우려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정몽헌 회장이 8개월만에 소집한 사장단회의에서 "일부 계열사가 자기만 살겠다고 독자행위를 하는데 앞으로 용납하지 않겠다고"고 경고성 발언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