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호신(44)씨가 지난 10여년간 직접 답사한 전국의 고찰 41곳을 담은 산수화와 그 답사일기를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해들누리, 2만3천원)라는 책으로 묶어냈다.
경주남산의 불교유적을 비롯해 치악산 구룡사, 능가산 내소사, 달마산 미황사, 백암산 백양사, 희양산 봉암사, 오대산 월정사 등 웬만한 고찰은 다 섭렵했다.
배낭에 붓과 먹을 담아 열차와 버스를 타고 인연닿는 절에 머물며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썼던 것.
그야말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등섭지로(登涉之勞)의 산물이다.
책에 실린 1백30여점의 작품들은 오늘의 명산고찰을 있는 그대로 살린 ''가람의 진경(眞景)''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누볐고 밑그림 스케치를 하는 데만 며칠씩 보낸 경우도 흔했다.
덕분에 현대에 와서 증.개축한 가람의 모습도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림속의 사람들은 한복입은 옛 사람이 아니라 점퍼와 바지를 입은 요즘 사람들이다.
이씨는 "옛날 사진이나 그림 속의 굳어버린 모습이 아니라 현재 사람들이 깃들어 살고 있는 산과 사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