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타트 라인'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 종합지수''의 연결 고리가 이달 들어 하루도 어김 없이 국내 증시를 지배했다.
뉴욕 반도체주의 등락이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동향을 통해 국내 장세에 그대로 반영된 것.
뉴욕마감에서부터 시작하는 이같은 순환은 13일까지 아홉 거래일 동안 상승 네 차례, 하락 다섯 차례를 거치며 뚜렷하게 드러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96% 급등하며 나스닥지수 강세를 주도하자 13일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삼성전자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1,000억원에 가까운 매수우위에 힘입어 사흘째 올라 20만원선을 다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 덕분에 1.89포인트, 0.37% 높은 516.1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사흘새 삼성전자를 3,194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지분율을 57.30%로 높혔다. 거래소에서 같은 기간 5,017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이날도 확인된 연쇄고리의 밑바탕에는 반도체경기 논쟁이 자리잡고 있다.
◆ 반도체 논란 내연(內燃) = 살로먼스미스 바니의 조너선 조지프가 반도체업종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회''로 상향조정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하며 반도체 경기 논란이 가열됐다.
이에 앞서 리만 브러더스는 올해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최고 20%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인텔을 비롯한 주요 업체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낙관론에 한 표를 던졌다. 반도체 매출은 미약하지만 최고 5%까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대신경제연구소도 반도체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하며 반도체주를 사들일 때라고 지적했다. 수요견인에 의한 강세 반전 시기는 향후 6개월 이후로 전망되지만 D램 가격의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있고 설비투자를 감축하고 있어 투자메리트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로버트슨 스티븐슨 증권은 반도체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하반기 이전에는 강세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메릴 린치도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반도체주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논쟁은 여름 이전까지는 연기만 피워낼 뿐 결론이 드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반도체 경기가 아직 U턴하지 않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여름 이전 상승추세를 기대한 비중확대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 다음주, "원점에서" 출발 = 지난 화요일 500선 아래로 힘없이 무너지며 2년 4개월 전으로 뒷걸음질 쳤던 종합지수는 13일까지 사흘 동안 5.06% 올라 516을 기록했다. 올해 개장일 종가 520.95 수준에 다시 선 것.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12.4% 상승한 데 비해서는 상승폭이 크지 않다. 주택, 국민은행 합병의 부정적인 측면, 대우차 문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미국법인에 대한 구매보증 등 국내 요인이 추가 상승을 가로막았다.
한화증권 조덕현 연구원은 "이미 국내 악재가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증시가 지난 사흘간 부담을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나 팀장은 "사흘간 프로그램 매물이 4,500억원 가까이 소화됨에 따라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바닥난 상태"라며 "선물시장이 콘탱고로 전환할 경우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 입금 예정인 배당금도 긍정적 요인. 증시 관계자들은 12월 결산 법인 배당금 4조원 가운데 대주주와 법인물량을 제외한 2조원 정도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 특별한 악재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본격적으로 투입될 국민연금과 우체국 보험기금 등 연기금 8,000억원도 투자심리를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기금 투자의 특성상 다분히 지수방어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므로 종합지수가 500선까지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기금 투자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이번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밖에 스프린트PCS, 애플컴퓨터,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노텔네트웍스 등 실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금요일 나스닥선물은 거래되지 않았지만 실적을 발표한 기술주는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했다"며 "이번주에도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미국시장의 안정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별재료 보유주 관심 = 16일 월요일 증시는 해외 변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내부 요인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 및 외환시장 휴장으로 해외요인에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
이에 따라 금요일 증시에서 나타난 개별재료 보유주의 등락 패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환율이 엿새만에 상승전환하면서 영원무역, 삼성중공업 등이 강세를 보였고 흑자전환을 발표한 LG텔레콤, 드림라인 등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우량 건설주는 예산 조기 집행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다음주에는 분기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이 악화된 종목의 하락세가 증시에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IHIC(옛 신안화섬)에 대한 주가조작 여부 조사 여파로 A&D관련주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
뉴욕 반도체주의 등락이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동향을 통해 국내 장세에 그대로 반영된 것.
뉴욕마감에서부터 시작하는 이같은 순환은 13일까지 아홉 거래일 동안 상승 네 차례, 하락 다섯 차례를 거치며 뚜렷하게 드러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96% 급등하며 나스닥지수 강세를 주도하자 13일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삼성전자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1,000억원에 가까운 매수우위에 힘입어 사흘째 올라 20만원선을 다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 덕분에 1.89포인트, 0.37% 높은 516.1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사흘새 삼성전자를 3,194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지분율을 57.30%로 높혔다. 거래소에서 같은 기간 5,017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이날도 확인된 연쇄고리의 밑바탕에는 반도체경기 논쟁이 자리잡고 있다.
◆ 반도체 논란 내연(內燃) = 살로먼스미스 바니의 조너선 조지프가 반도체업종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회''로 상향조정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하며 반도체 경기 논란이 가열됐다.
이에 앞서 리만 브러더스는 올해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최고 20%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인텔을 비롯한 주요 업체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낙관론에 한 표를 던졌다. 반도체 매출은 미약하지만 최고 5%까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대신경제연구소도 반도체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하며 반도체주를 사들일 때라고 지적했다. 수요견인에 의한 강세 반전 시기는 향후 6개월 이후로 전망되지만 D램 가격의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있고 설비투자를 감축하고 있어 투자메리트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로버트슨 스티븐슨 증권은 반도체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하반기 이전에는 강세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메릴 린치도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반도체주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논쟁은 여름 이전까지는 연기만 피워낼 뿐 결론이 드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반도체 경기가 아직 U턴하지 않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여름 이전 상승추세를 기대한 비중확대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 다음주, "원점에서" 출발 = 지난 화요일 500선 아래로 힘없이 무너지며 2년 4개월 전으로 뒷걸음질 쳤던 종합지수는 13일까지 사흘 동안 5.06% 올라 516을 기록했다. 올해 개장일 종가 520.95 수준에 다시 선 것.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12.4% 상승한 데 비해서는 상승폭이 크지 않다. 주택, 국민은행 합병의 부정적인 측면, 대우차 문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미국법인에 대한 구매보증 등 국내 요인이 추가 상승을 가로막았다.
한화증권 조덕현 연구원은 "이미 국내 악재가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증시가 지난 사흘간 부담을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나 팀장은 "사흘간 프로그램 매물이 4,500억원 가까이 소화됨에 따라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바닥난 상태"라며 "선물시장이 콘탱고로 전환할 경우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 입금 예정인 배당금도 긍정적 요인. 증시 관계자들은 12월 결산 법인 배당금 4조원 가운데 대주주와 법인물량을 제외한 2조원 정도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 특별한 악재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본격적으로 투입될 국민연금과 우체국 보험기금 등 연기금 8,000억원도 투자심리를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기금 투자의 특성상 다분히 지수방어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므로 종합지수가 500선까지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기금 투자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이번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밖에 스프린트PCS, 애플컴퓨터,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노텔네트웍스 등 실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금요일 나스닥선물은 거래되지 않았지만 실적을 발표한 기술주는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했다"며 "이번주에도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미국시장의 안정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별재료 보유주 관심 = 16일 월요일 증시는 해외 변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내부 요인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 및 외환시장 휴장으로 해외요인에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
이에 따라 금요일 증시에서 나타난 개별재료 보유주의 등락 패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환율이 엿새만에 상승전환하면서 영원무역, 삼성중공업 등이 강세를 보였고 흑자전환을 발표한 LG텔레콤, 드림라인 등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우량 건설주는 예산 조기 집행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다음주에는 분기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이 악화된 종목의 하락세가 증시에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IHIC(옛 신안화섬)에 대한 주가조작 여부 조사 여파로 A&D관련주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