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항공기제작 컨소시엄인 에어버스가 골리앗 보잉과의 한판 싸움을 위해 똘똘 뭉쳤다.

에어버스가 보잉과의 전면전을 위해 내세운 카드는 컨소시엄 멤버끼리 "진실(알짜정보)"을 교환하자는 것.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4개국이 합작으로 설립한 에어버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융 제작 등 서로 맡은 부문에 관련된 자료를 교환하는 일이 없었다.

컨소시엄 파트너이면서도 맡은 분야의 원가자료등을 철저히 비밀로 해 이들의 연례회의가 "포커 게임판"으로 불릴 정도였다.

또 서로가 가격과 관련해 상대방을 속이려 들어 "거짓말쟁이 클럽"이란 불명예스런 별칭도 따라 붙었다.

사업계획에도, 향후 시장전망에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들 컨소시엄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만든 "유럽항공방위우주"가 80%, 영국의 BAE시스템스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에어버스는 이제 "한회사"라는 공감대가 컨소시엄 멤버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각 분야의 정보도 공유하고 자재조달도 함께 하기로 했다.

노엘 퍼저드 대표이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 72년 프랑스의 툴루즈 공장에서 첫 A300기를 출고한 이래 그동안 2천5백여대의 항공기를 제작했다.

90년에 15%에 불과했던 세계 대형 제트여객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에는 39%로 껑충 뛰었다.

에어버스측이 보잉 747점보기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A380 슈퍼점보기는 벌써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에어버스를 국가가 고용을 증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며 키우는 회사 정도로만 인식했던 보잉도 한마음이 된 이 컨소시엄을 "위협"의 대상으로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