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전통적으로 부활절 앞에는 주가가 오른다.

4월15일까지 내야하는 소득세납부를 위한 주식매도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인 탓이다.

올해는 더욱 활기가 있었다.

사상 최악의 폭락에 멍든 미국인들에게 이번 부활절은 증시의 부활까지도 기대를 걸게하고 있다.

나스닥은 지난주 4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9월초이후 첫 기록이다.

주간 상승률은 14%.71년 나스닥이 생긴 이래 두번째로 큰 폭의 상승률이었다.

가장 상승률이 컸을 때는 작년 6월에 있었던 18.9%였다.

다우도 3.43% 올라 10,000선을 거뜬히 회복했다.

시장분위기를 밝게해주는 것은 점점 커지는 ''금리인하'' 가능성이다.

3월중 소매판매량이 예상보다 떨어지는 등 경기는 계속 꺾이고 있지만 도매물가가 0.1% 하락했고 지난주 실업수당청구건수가 5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라 노동시장의 경색이 풀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어 금리를 내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란 분석이다.

기업들의 실적평가기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얼마전까지 기업들의 수익이 목표를 맞추지 못하면 ''실망''이었지만 지금은 목표에 근접만 해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1·4분기 수익목표를 겨우 달성한 주니퍼네트워크가 발표당일 하루만에 무려 19% 뛰며 주당 50.38달러를 기록,나스닥을 끌어올린 게 좋은 예이다.

야후 등 예상수익에 근접한 기업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아직 바닥을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많다.

소비자신뢰도가 계속 떨어지는 등 경기가 회복된다는 사인이 없는 탓이다.

앞으로 한두주 더 지속될 기업들의 수익악화를 견뎌내면 그때가 진짜 바닥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