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 3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중형 승용차 옵티마 ''위너''가 엠블렘을 도난당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영어로 승리자라는 뜻의 ''Winner''를 문양화한 엠블렘이 사업을 성공시켜주는 부적 역할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황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는 물론 퇴출 압박감에 시달리는 일부 중견 샐러리맨들까지 엠블렘을 찾아 뜯어가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최근 기아차 판매영업소에는 위너 엠블렘을 도난당했다는 호소와 함께 새로 공급해 달라는 주문이 심심찮게 밀려들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윤모(43)씨는 "솔직히 ''위너''라는 의미가 승리자를 뜻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하는 마음으로 구입했는데 엠블렘을 도난당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기아차 상품전략팀 김형규 부장은 "일선 영업소에서 이같은 사례가 상당수 접수되고 있어 엠블렘을 빠른 시일내에 다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겨냥해 만든 차이긴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옵티마에 앞서 수년전에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엠블렘의 ''S''자가 명문 S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 집중 표적이 된 적이 있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