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를 감돌고 있는 봄바람이 열풍으로 발전될까, 한파로 되돌아갈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이번주에 나올 것 같다.

인텔 시티코프 등 미국의 1천2백85개 주요기업들이 이번주중 1.4분기 실적을 내놓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30지수에 올라 있는 최우량 30개 기업중 절반 이상이 금주에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이 월가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던 미 증시는 다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 증시가 ''실적쇼크''를 견뎌낸다면 일부에서 제기된 ''증시 바닥론''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분수령이 될 실적발표 =오는 17일(현지시간)에는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시티코프 등 굵직한 반도체 및 금융업체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무엇보다도 철옹성 우량기업으로 꼽히던 인텔이 또 한번 증시를 실망시킬 공산이 크다.

금융전문 케이블방송인 Cnnfn의 웹사이트가 23명의 증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텔의 주당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8%나 추락한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역시 64억9천만달러로 19% 감소했다.

한술 더 떠 2.4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나일스는 "올해는 반도체 판매가 18~20% 감소하는 업계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며 "인텔의 2.4분기 매출도 전분기보다 2~5%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하루 뒤인 18일 실적보고서를 내놓는 인텔의 경쟁업체 AMD 역시 각각 43%씩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점쳐진다.

조사기관인 퍼스트 콜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1.4분기 실적을 잠정 발표한 기업은 모두 1천1백83개다.

이 가운데 8백20개 업체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 3개중 2개 이상이 실적악화를 기록했다는 얘기다.

미 경기 침체론이 한창 기승을 떨치던 지난해 4.4분기때도 부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은 기업은 6백10개였다.

실적악화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낙관이냐, 비관이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금주의 ''실적쇼크''로 미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으로 쏟아질 실적악화 소식을 증시가 꿋꿋하게 버텨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드레이퍼스의 머니매니저 티모시 그리스키)이라든가 "기업들의 이익전망이 부정적이어서 기술주 약세는 불가피"(프리랜서 증시전략가 게일 더댁)하다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실적악화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더이상의 쇼크는 없다고 주장한다.

증권사인 서클 트러스트의 수석투자전략가 데이비슨은 "증시는 대개 기업실적이 나아지기 6개월 전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다"며 "투자자들은 올 4.4분기부터 기업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