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빈클리 < 바스프 동아시아 담당 사장 >

"앞으로 5년동안 아시아지역에 최대 60억유로(약 7조2천억원)를 투자할 생각입니다.

특히 미래성장성이 돋보이는 한국과 중국시장에 상호보완적으로 투자여력을 집중시켜 현재 14%선인 아시아지역의 매출비중을 2010년엔 20%까지 끌어올릴 것입니다"

세계적인 화학업체인 바스프(BASF)의 에리히 빈클리 동아시아담당 사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동아시아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빈클리 사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은 아시아시장,특히 중국시장을 밝게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화학제품 시장이 앞으로 10년동안 연평균 6%씩 성장해 세계 최대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중 세계평균 성장률 전망치(3.4%)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설명이다.

빈클리 사장은 성장성이 높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앞으로 5년동안 50억~60억유로(6조~7조2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올해말로 예정된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화학산업이 큰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한국시장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비슷한 3~5%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국가별 투자규모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투자 비중으로 보면 중국이 70~80%를 차지하고 한국이 20~30%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중국 난징에 총 26억유로(3조1천억원)를 합작투자해 지을 석유화학공단과 <>상하이화학공업구 안에 세울 10억유로 규모의 MDI(건축단열재용 소재) 및 TDI(침대 매트리스용 소재) 생산공장 <>한국의 여수와 울산에 4억유로(4천8백억원)를 투자해 신.증설할 공장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에선 울산의 ABS(전자제품용 수지)공장을 연산 20만t에서 23만5천t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또 여수엔 2003년 3월까지 연산 14만t 규모의 TDI공장을 새로 짓고 연산 8만t인 MDI생산라인을 2004년 6월까지 16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바스프는 또 별도의 투자자금으로 SK(주) 등과 협력해 스티렌모노머(SM) 부문을 확충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유종렬 한국바스프 회장은 "SM에 대한 자체수요가 많아 국내 업체의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현재로선 인수시기와 해당업체를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여수와 중국 상하이에서 MDI.TDI 생산공장을 동시에 짓게 되면 중국시장에서 공급과잉 등의 충돌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빈클리 사장은 "상호보완적인 전략"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 상해시 남부의 해안도시인 캬오징에 들어설 상하이화학공업구 안에도 TDI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지만 이는 2005년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어서 여수공장의 투자를 서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공장은 중국내 판매를 예상하고 있는 반면 여수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는 아시아시장에 "프리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바스프는 사상 최고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한해전보다 22% 늘어난 3백60억유로,영업이익은 15% 증가한 34억유로였다.

이중 동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뚜렷해 중국의 매출액은 10억9천9백만유로(1조3천억원)로 전년대비 57%나 늘었고 한국은 50% 증가한 9억7천9백만유로(1조1천억원)를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의 매출비중이 지난해 13.7%(49억2천4백만유로,5조9천억원)였던 것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10년 후에는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상하이=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