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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漢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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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국문장(華國文章)''이란 말이 있다.

    ''나라를 빛내준 문장''이란 뜻인데 그런 글을 지은 문사(文士)를 ''국지화(國之華.나라의 꽃)''라고 부르기도 했다.

    신라가 통일국가를 이룬데는 강수(强首)의 외교문서 작성이 큰 몫을 했다.

    고려때 요(遼)와의 국경분쟁에서는 박인량(朴寅亮)의 진정표(陳情表)가 황제를 감동시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규보(李奎報)의 타고난 글재주도 몽고와의 마찰을 줄이는 외교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조선초 명(明)에 보낸 외교문서가 ''경박하고 버릇이 없다''는 책을 잡혀 우리 사신이 그곳에 잡혀 있을 때도 압송돼간 권근(權近)의 시가 황제를 감복시켜 사건이 무마됐다.

    그런 것들이 ''화국문장''이었고 그런 글을 쓴 이들이 ''국지화''였다.

    하지만 조선 성종대에 오면 문장을 짓는 일이 말단 기예로 취급되기 시작한다.

    성종은 인재를 뽑아 외교문서 작성이나 사신의 시에 화답할 능력있는 외교관을 키우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서거정(徐巨正)은 명의 사신들까지 ''중국 문사들 사이에 끼더라도 4~5명 안에 들 것''이라고 탄복한 천부적 시인이다.

    성종이 ''시경''이나 백락천의 시를 마음대로 구사하는 것을 본 명의 사신들이 ''호학(好學)의 군주''라고 칭송했다는 실록의 기록을 보면 조선의 왕이나 관리들의 학문 내지는 문학수준이 결코 중국에 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을 중시하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에게 선물한 칠언절구 한 수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해서 전세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은 3천여년에 이르는 시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다.

    우리 지식인들이 제일 먼저 받아들인 것도 중국의 한자와 문학이다.

    그 역사도 1천5백년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한시를 짓기는커녕 한자에는 까막눈이 돼가고 있다.

    근래의 정치인이나 외교관 가운데 중국 일본 인사들의 한시 선물에 손수 지은 시로 화답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오래 가꿔온 중요한 전통 하나를 너무 쉽게 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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