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위의 반도체 업체인 일본 후지쓰가 연구·개발(R&D)과 양산 기능을 동시에 갖춘 ''연구개발형 생산거점''을 구축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R&D와 양산을 한 곳에서 수행함으로써 첨단 제품의 개발에서 상품화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생산제품=후지쓰는 앞으로 5년간 총 1천억엔을 투입,도쿄 근교에 연구개발형 생산거점을 구축할 방침이다.

생산능력은 8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1만장 이상이다.

올 가을부터 월 1천장 규모의 시제품 생산을 개시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인 회로 선폭 0.1미크론(1미크론은 1백만분의 1m)의 첨단 LSI(대용량집적회로)반도체다.

상품화에 성공하는 즉시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이달초 인텔은 회로선폭 0.13미크론 제품을 양산한다고 발표했었다.

◇전략의 목적=후지쓰의 이같은 계획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인텔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두 곳에 연구개발형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이 양대 거점에서 최첨단 제품을 개발,실제 양산체제에 적용해 본 뒤 세계 각국의 공장으로 생산기술을 이관,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경쟁 격화에 따라 최첨단 제품들도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느냐가 수익성의 핵심 열쇠가 됐다.

이 때문에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인텔과 후지쓰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원화 전략=후지쓰는 최첨단 반도체 제품은 새로 구축하는 연구개발형 생산거점에서 직접 양산하되 나머지 일반제품은 아웃소싱(외부하청)을 통해 생산한다는 이원화 전략을 세웠다.

일반 제품은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최첨단 제품은 상품화 기간 단축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대만의 반도체 하청생산 업체 등에 대한 주문을 늘려 위탁생산 비율을 현재 약 10%에서 20~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