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김화주 사회부장 ]

고건 서울시장은 최근 직원들로부터 ''미스터 클린(Mr.Clean)''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3월30일 반부패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로부터 세계청렴인상을 받은 다음부터다.

지난해 수상자인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에 이어 고 시장이 두번째 수상자다.

실제로 고 시장은 공직자의 제 1덕목으로 청렴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고 시장의 이런 성격이 40여년에 걸친 화려한 공직생활을 지탱해온 원동력이다.

그러나 임기 1년여를 남긴 고 시장은 요즘 몇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시민생활에 직결된 현안이 원만하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화주 사회부장이 고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월 서울의 실업률이 5.6%로 전국 평균(4.8%)보다 높다.

대책이 있나.

"서울지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4분기중에 시 차원에서 경기부양책을 쓴 만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미 서울시 예산중 1조3천92억원을 중소·벤처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하는데 사용토록 했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총 5천6백억원을 직접 지원해주거나 신용보증을 서주도록 했다.

건설경기를 살리기위해 올해 시가 책정한 공공투자 사업예산 3조5천9백억원중 지난 3월말까지 72%인 2조6천억원어치를 조기발주했다"

-화장장 건립 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다.

어떻게 할 것인가.

"민선자치제도가 시행된 이후 님비(지역 이기주의)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갈등을 겪고 있는 주민이나 자치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이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

2~3년 뒤면 서울의 화장장 시설은 포화상태에 이른다.

지금 당장 화장장 건설을 시작하더라도 완공까지는 4년 정도 걸린다.

머뭇거릴 여유가 별로 없는 셈이다.

서울의 화장장은 무연·무취의 최첨단 화장시설을 갖춘 예술품 수준의 장엄한 추모공원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화장장이란 말을 ''승화원''으로,납골당을 ''추모의 집''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주민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처럼 극렬하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시장 취임전 30% 정도였던 서울의 화장률이 최근 50%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화장에 대한 시민의 여론도 전체적으로는 우호적이다"

-강남과 강북의 생활수준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시 차원에서 강북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작년에 시가 투자한 금액의 74%가 강북지역에서 지출됐다.

1996년만 해도 이 비율이 54%에 불과했다.

자치구 예산규모의 격차를 초래하고 있는 세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구세인 종합토지세와 시세인 담배소비세의 교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북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시 산하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과 시정개발연구원이 합동으로 조사 보고서를 작성토록 하고 그 결과를 ''2021년 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여전하다.

"시민들께 서울의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서울의 6개 정수장은 지난해 ISO국제환경인증을 받아 안전성이 검증됐다.

앞으로도 수돗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현재 1백5개인 검사항목을 내년까지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1백21개 항목으로 늘리겠다.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뒤 그 결과를 매달 시민들에게 공개하겠다.

노후 수도관을 매년 교체해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이는 것을 최소화하겠다"

-월드컵 경기에 대한 준비는.

"월드컵경기가 끝나는 6월30일이 공교롭게도 (내) 임기만료일이다.

게다가 한·일 공동 개최인만큼 모든 면에서 일본을 앞섰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은 좌석수나 시설 면에서 아시아 최상급이다.

경기장 안에 지하철역이 건설돼 교통도 편리하다.

경기장 등 하드웨어 측면에선 일본과 무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

시민의식 등 소프트웨어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아울러 남북화해 차원에서 서울과 평양간 친선대회인 경평축구대회도 추진하고 있다."

정리=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