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미연의 빅히트앨범 ''연가''(도레미레코드)가 국내 음반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연가의 성공 이후 이와 유사한 컴필레이션(히트곡 모음집) 앨범들이 쏟아지면서 독집음반들이 설 곳을 잃고 있는 탓이다.

급기야 국내 대형 음반도매상들은 제작사와 기획사들에 컴필레이션 앨범의 제작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가는 지난 1월 출시된 이래 24일 현재 1백20만세트 이상 팔렸다.

이 앨범은 이미연을 표지모델로 등장시키고 조성모의 ''아시나요'' 등 발라드풍 ''사랑노래''들을 4장에 나눠 담았다.

선곡도 선곡이지만 정작 성공비결은 이른바 ''4 for 1''전략에서 찾아진다.

CD 한장 값으로 넉장을 장만토록 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연가의 성공 이후 6장짜리 컴필레이션 앨범 ''애수''와 5장짜리 ''러브'' 등이 잇따라 나왔다.

이영애(애수)와 김석훈·장진영(러브) 같은 스타를 내세워 ''연가의 성공''을 재연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독집앨범들의 판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음반 유통시장이 혼란에 빠진데 문제가 있다.

도·소매상들은 안팔리는 독집앨범들을 반품하려 하지만 제작사들이 이를 회수하지 않으면서 자금회전이 막혀버렸다.

국내 최대 음반유통업체 신나라미디어를 비롯한 6개 대형 도매상들은 오는 5월1일부터 컴필레이션 앨범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음반기획사와 제작사들에 띄웠다.

신나라미디어의 한경화 이사는 "이미 제작된 컴필레이션 앨범은 판매할 것이지만 앞으로 제작되는 앨범은 유통시키지 않겠다는 경고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음악 관계자들은 ''유통질서 확립''차원 뿐 아니라 ''창작풍토조성''을 위해서도 ''싸구려'' 컴필레이션 음반은 근절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컴필레이션 음반이 판을 치면 창작앨범 제작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다시 컴필레이션 음반 제작 감소로 이어져 결국 음반시장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