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안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41) 사장은 최근 업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그가 화제의 주인공이 된 것은 국가정보원이 침입탐지시스템(IDS)을 공공기관에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나서면서다.

IDS는 해커들이 방화벽을 뚫고 시스템에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솔루션이다.

방화벽과 함께 핵심 보안제품으로 꼽힌다.

따라서 국정원이 IDS를 무상으로 공급하면 민간 업체들은 거대한 시장을 잃어 설곳이 없게 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K4" 인증을 받으면 공공기관에 IDS를 비롯한 정보보안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런데 국정원이 무상공급을 하면 이 인증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보보호산업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 사장이 발벗고 나섰다.

그는 국정원의 IDS 보급이 민간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철회돼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국정원과 정보통신부에 발송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국정원은 최근 "민간의 자율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만 공급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런대로 일은 잘 마무리됐지만 일부 경쟁업체들은 김 사장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IDS를 개발했을리는 만무하고 결국 특정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했을텐데 시큐어소프트가 아닌가라는게 이들의 시각이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발끈했다.

그는 "만일 국정원과 공동으로 IDS를 개발했다면 다른 업체보다 빨리 K4 인증을 취득했을텐데 오히려 뒤졌다"고 말했다.

K4 인증은 한국정보보호센터와 국정원이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국정원과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했다면 당연히 가장 먼저 인증을 얻었어야 했는데 뒤늦은 것은 이들의 주장이 허구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 사장은 국정원에서 배포한 제품과 자사 제품을 비교해 보면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정보보안 시장 규모는 1천억원 정도로 무려 2백개업체가 이 시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일도 업체간 경쟁이 그만큼 뜨겁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김 사장이 정보보안시장에 참여한 것은 지난 95년 ISS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ISS는 99년 6월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날과 합병해 현재의 시큐어소프트가 탄생했다.

시큐어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2백15억원에 순이익 19억원을 냈다.

올해는 매출 3백30억원에 6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