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경 < 현대택배 사장 hkchoi@hyundaiexpress.com >

아마도 1999년과 2000년은 인터넷 벤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상거래의 확산은 폭발적인 인터넷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벤처기업 붐의 근간이 됐다.

이는 서울 역삼동에 인터넷 벤처의 심장부인 테헤란밸리라는 거대한 닷컴 강호를 탄생시키면서 경제부흥의 한 부분으로써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의 급하강세는 우려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왔고 벤처투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일확천금을 향한 투자자들의 ''묻지마투자''는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이미 벤처 옥석가리기의 전쟁은 시작됐다.

이제껏 모방이나 유행을 좇아 독자적인 비즈니스모델 없이 강호 속에 뛰어든 벤처들이 하나 둘 아무 소리 없이 벤처 강호를 떠나가고 있다.

전자상거래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을 강호의 새로운 도전자로 받아들여야 할 처지다.

시장선점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제휴와 협력의 구도로 탈바꿈하는 등 자신들만의 생존원리를 펴고 있어 아직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터넷은 경계가 없는 강호의 세계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사람은 인터넷경제에서 진입기에 10%의 성장을 거둘 수 있다면 고도성장기에는 나머지 90%의 열매를 거두게 된다고 말한다.

너무 이른 생각은 아닐까.

인터넷 장난감 판매업체로 유명했던 이토이즈는 설립 초기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인터넷 업체였다.

그 기업의 방문객과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점차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본뜬 경쟁업체가 생겨났고 그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 기반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지난달 파산하고 말았다.

아직 초기단계인 절대강자 절대규칙이 없는 인터넷의 세계를 이해해야 할 때다.

독창적인 기술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고객서비스와 견실하고 신뢰할 만한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터넷에 관한 한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의 튼튼한 비즈니스 인프라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인터넷업체들이 기업의 존재이유인 수익 창출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한다면 치열한 강호에서 제2의 인터넷벤처 신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