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캐피탈은 풋백옵션 계약의 이행문제를 놓고 그동안에도 여러차례 예금보험공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뉴브리지가 이 문제를 국제상사중재위원회로까지 끌고 간 것은 그동안의 갈등이 제3자의 조정없이는 해결될 수 없을 만큼 누적된 탓이다.

예보가 20여건의 자산매입 요청에 대해 최근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대우 부실이 이번에도 관련됐고 제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총액 4조원에 이르는 풋백대상 여신이 쟁송 결과에 따라 전액 예보측의 추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풋백옵션 계약이란=기존 여신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하면 되사주겠다는 계약이다.

일종의 품질 보증서다.

부실 금융회사를 매매할 때 흔히 작성된다.

손해배상 각서라고도 할 수 있다.

제일은행 매각 당시 예보는 기존 여신이 2년 이내(워크아웃 여신은 3년)에 부실화하면 그에 상응하는 충당금을 주거나 해당 여신을 아예 장부가로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왜 다투나=예보와 뉴브리지도 풋백옵션과 관련해 수많은 조항을 작성했다.

그러나 계약 체결 당시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크게 두가지.

계약 당시 워크아웃 기업 여신 중 출자전환될 예정이었던 자산이 있었다.

예보는 이 여신이 출자전환되고 나면 전환된 주식을 장부가로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출자전환이 안됐다.

뉴브리지측은 "어차피 해결해주기로 한 것 아니냐"며 부실여신 자체를 사가라고 주장했고 예보는 "계약서에 출자 전환된 뒤에 사준다고 돼 있지 않느냐"며 버티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의 보증여신과 한도거래 여신도 문제를 일으켰다.

한도거래 여신이란 당좌대출처럼 일정한 한도를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나가는 대출이다.

계약서에서는 해당 기업이 부도날 경우 예보가 보증여신과 한도거래 여신을 매입해주도록 하고 있지만 충당금 적립과 관련된 조항에는 이 두가지 여신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당장 대우그룹에 대한 여신이 문제가 됐다.

뉴브리지측은 대우그룹의 보증·한도거래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쌓아달라고 요구했고 예보는 근거조항이 없으니 못준다고 통보했다.

정부 관계자는 "뉴브리지측이 원칙에도 안맞는 내용을 계약취지라고 주장한다"며 예보측의 ''승리''를 자신했다.

◇전망=계약서는 상사중재위원회 판정을 반드시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정 결과는 향후 발생하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도 구속력을 갖는다.

현재 제일은행에는 풋백옵션 대상이 될 수 있는 여신이 3조원어치 정도 더 남아있다.

자칫 총액 4조원의 공적자금이 더 요구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다.

만일 예보가 패소할 경우 제일은행 매각의 적정성 문제는 두고두고 큰 논란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금융기관을 매각할 때 아예 풋백옵션을 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장진모.김인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