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풀어 金利잡기..'금융권에 5兆6천억 공급 채권대책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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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던 금리 오름세에 일단은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긴급 대책을 내놓으면서 단기 수급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불안을 떨어내지 못하고 있다.
펀더멘털(물가 경기 등)은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4분기 중에 금리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물가가 수그러들면 하반기엔 금리가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그러나 7%에 육박해 있는 현재의 금리(국고채 수익률) 수준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도 그리 많지는 않다.
따라서 투기적인 저금리 기조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책 왜 나왔나=전철환 한은 총재는 27일 은행장 간담회를 가졌다.
당초엔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6일 밤까지도 "5월초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은 총재가 금리 얘기를 꺼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27일 새벽 금리대책 발표로 급선회했다.
자칫하면 7%선(국고채 기준)이 무너지고 그렇게 되면 심각한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졌다.
한은은 월말 자금수요와 투신권 MMF(머니마켓펀드) 환매로 빚어진 과도한 금리 상승을 중앙은행이 내버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지난 2월 간담회 때 국고채 과열경고 발언을 내놓았던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돈풀어 금리안정=한은 대책은 금융권에 ''실탄''(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25일 부가세 4조3천억원,30일 법인세 2조5천억∼3조원 등의 세금납부 자금 수요로 인해 MMF에서 4조원이 급속히 빠져나갔고 투신권이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투매하는 ''월말 효과''를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은은 은행권 지불준비금이 남아돌고 물가가 불안한 데도 RP(환매조건부채권) 4조6천억원을 전액 상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임을 강조했다.
이달 만기 통안증권(8조6천억원) 중 이미 상환한 약 3조원외에 1조원 가량을 추가로 상환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필요하다면 5월에도 만기 통안증권(5조3천억원)의 일부를 상환할 방침이다.
한은은 이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돈이 없어 채권을 팔고 금리가 올라 채권을 더 팔아야 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다.
◇불안심리는 여전=한은 발표에도 불구,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날 오전 한은 발표 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95%까지 되올랐다.
금리를 불안하게 몰아가는 근본 원인이 채권 수급에 있는 게 아니므로 약발이 잘 안먹힌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후들어 국고채 수익률이 6.8% 대로 내려간 것도 대책의 효과라기보다 시장 내부의 자율적인 조정이란 설명이다.
한 채권딜러는 "물가불안,경기호전 신호 등 펀더멘털은 변함없으므로 이번 대책은 단기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도 시장의 거품(과도한 금리 상승)을 거둬내겠다는 것이지 금리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리 전망은=올들어 네차례 금리 등락과정에서 대부분 금융기관이 큰 손해를 봤다.
은행 관계자는 "채권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어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높은 가격)로 산 채권매물이 소화되지 않고서는 시장 불안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채권딜러들은 대체로 2·4분기에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철현 LG증권 채권팀장은 "국고채 수익률이 MMF 환매 등 마찰적 요인에 의해 연 7% 선을 찍을 가능성도 있지만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하반기엔 소폭이나마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가 호전 신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3%대 성장률에 그친다면 하반기 금리 수준은 물가에 연동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
한국은행이 긴급 대책을 내놓으면서 단기 수급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불안을 떨어내지 못하고 있다.
펀더멘털(물가 경기 등)은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4분기 중에 금리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물가가 수그러들면 하반기엔 금리가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그러나 7%에 육박해 있는 현재의 금리(국고채 수익률) 수준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도 그리 많지는 않다.
따라서 투기적인 저금리 기조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책 왜 나왔나=전철환 한은 총재는 27일 은행장 간담회를 가졌다.
당초엔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6일 밤까지도 "5월초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은 총재가 금리 얘기를 꺼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27일 새벽 금리대책 발표로 급선회했다.
자칫하면 7%선(국고채 기준)이 무너지고 그렇게 되면 심각한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졌다.
한은은 월말 자금수요와 투신권 MMF(머니마켓펀드) 환매로 빚어진 과도한 금리 상승을 중앙은행이 내버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지난 2월 간담회 때 국고채 과열경고 발언을 내놓았던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돈풀어 금리안정=한은 대책은 금융권에 ''실탄''(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25일 부가세 4조3천억원,30일 법인세 2조5천억∼3조원 등의 세금납부 자금 수요로 인해 MMF에서 4조원이 급속히 빠져나갔고 투신권이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투매하는 ''월말 효과''를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은은 은행권 지불준비금이 남아돌고 물가가 불안한 데도 RP(환매조건부채권) 4조6천억원을 전액 상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임을 강조했다.
이달 만기 통안증권(8조6천억원) 중 이미 상환한 약 3조원외에 1조원 가량을 추가로 상환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필요하다면 5월에도 만기 통안증권(5조3천억원)의 일부를 상환할 방침이다.
한은은 이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돈이 없어 채권을 팔고 금리가 올라 채권을 더 팔아야 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다.
◇불안심리는 여전=한은 발표에도 불구,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날 오전 한은 발표 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95%까지 되올랐다.
금리를 불안하게 몰아가는 근본 원인이 채권 수급에 있는 게 아니므로 약발이 잘 안먹힌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후들어 국고채 수익률이 6.8% 대로 내려간 것도 대책의 효과라기보다 시장 내부의 자율적인 조정이란 설명이다.
한 채권딜러는 "물가불안,경기호전 신호 등 펀더멘털은 변함없으므로 이번 대책은 단기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도 시장의 거품(과도한 금리 상승)을 거둬내겠다는 것이지 금리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리 전망은=올들어 네차례 금리 등락과정에서 대부분 금융기관이 큰 손해를 봤다.
은행 관계자는 "채권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어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높은 가격)로 산 채권매물이 소화되지 않고서는 시장 불안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채권딜러들은 대체로 2·4분기에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철현 LG증권 채권팀장은 "국고채 수익률이 MMF 환매 등 마찰적 요인에 의해 연 7% 선을 찍을 가능성도 있지만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하반기엔 소폭이나마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가 호전 신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3%대 성장률에 그친다면 하반기 금리 수준은 물가에 연동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