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의사 브안 데 베르데가 쓴 성(性) 지도서 "완전한 결혼"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나온다.

이른바 "정신적인 전희"라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의미있는 시선을 주고 받는 것, 귀를 간질이며 속삭이는 것, 유혹하는 자태, 알몸을 흘끗 바라보는 것, 욕조에서의 피부 향기 등을 말한다.

그래도 신혼시절은 서로에 대해 신선함이 있어 자연적으로 마음의 전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점차 정신적인 전희가 사라진다.

그러나 이같은 전희 즉 "마음의 애무"는 부부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년이후의 부부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정신적인 전희가 이제는 쑥스러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중년에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부부 두 사람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로맨틱하고 즐거운 일이다.

실제로 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의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숙소에 도착하면 집안 일이나 식사 준비의 걱정없이 느긋하게 두 사람이 목욕을 한다.

맛있는 식사를 한 후에는 여행지의 야경을 즐기면서 브랜디를 마신다.

이 모든게 전희와 연결된다.

충분한 정신적인 전희는 즉시 성적 흥분을 불러 일으켜 만족할 만한 큰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서도 조금만 더 생각하면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대담하게 투명한 잠옷이나 스킨 티를 걸치고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향수를 살짝 뿌린다거나, 잠자기 전에 와인을 함께 마시면서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어놓거나, TV를 보고 있을 때 조금 요염함을 보이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또 여성이 옷을 갈아입을 때의 모습, 머리를 씻는 모습, 잠옷차림으로 발톱을 깎는 포즈는 남성에 있어서 성적매력을 불러 일으킨다고 한다.

어느 때는 대담하게 "가슴이 터질 정도로 당신이 좋아" "당신의 향기를 맡게 해줘" "오늘밤은 당신이 필요해" 등의 달콤한 말을 귀에 속삭이는 것도 남편의 마음을 달아오르게 만든다.

전희가 육체적인 접촉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이전에 이와 같은 정신적인 전희가 적잖이 중요하다.

정신적인 전희에 의해 육체적인 전희가 준비돼야 하는 것이다.

성관계의 기쁨은 애정이라는 것이 덮여 있다.

애정은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 기쁨을 서로 알고 싶다"고 하는 마음이며 성관계도 이런 마음 위에 성립하는 것이다.

섹스는 단순히 아기를 낳기 위한 행위도 쾌락만의 행위만도 아니다.

애정을 표현하고 사랑을 높이는 행위다.

"대화하는 성의 테크닉"은 두 사람이 만들어 내야 할 소중한 것이다.

홍영재 산부인과 원장 HYJ8888@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