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보그룹 자회사가 갖고 있던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대한 참여 지분이 지난해말 외국 기업에 모두 매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산업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EAGC(옛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가 갖고 있던 러시아 루시아석유회사 지분 7.1%(3백37만주)가 2∼3개 해외 석유기업 등에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 또는 기업이 이 지역 가스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됐다.

루시아사는 이르쿠츠크 가스전에 대한 개발 사업권을 보유한 회사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매각 조건과 경위 등은 파악치 못했다"며 "매각대금의 행방 등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와 협의해 지분을 다시 사오는 방법이 있지만 매입가격이 엄청날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EAGC는 지난 96년 8월 루시아석유회사의 지분 27.5%를 사들였다가 한보그룹이 부도난 97년에 20%의 지분을 세계적 석유기업인 BP에 팔았다.

당시 정한근씨(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의 4남)가 경영하던 이 회사는 3천2백70만달러의 매각 대금을 해외로 빼돌렸다가 검찰 수사를 받은 뒤 돈을 환수당하기도 했다.

이르쿠츠크 가스 개발은 이르쿠츠크 북방의 대규모 가스전을 개발,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현재 한.중.러 3국이 배관망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