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29일 내놓은 "지방공기업 경영구조개선 실태" 자료는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사 대상 공기업의 80% 정도가 <>민간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하거나 <>통합이 가능한데도 별도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설립목적 달성 이후에도 조직과 인력을 계속 유지하는 등 효율적 경영보다는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생일 등의 명목으로 유급휴가를 추가로 주거나 퇴직금 누진제를 유지하는 등 모럴해저드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전망 불투명 =경북 청도군은 지난 97년 청도지역개발공사를 설립해 이미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검토된 전원주택단지 조성사업을 무리하게 추진, 7억6천만원을 낭비했다.

군산-장항간 도선운항을 목적으로 지난 84년 설립된 금강도선공사는 89년 금강하구 둑 설치로 운항의 필요성이 없어졌는데도 운영을 계속해 자본금 9억7천여만원을 완전 잠식시켰다.

<> 방만한 조직운영 =부천시 시설관리공단 등 13개 지방공사.공단은 정원이 7~49명에 불과해 상임이사를 둘 필요가 없는데도 상임이사직제를 운영, 연간 6억여원의 인건비를 낭비하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는 6개 시립주차장 관리를 명분으로 지난 99년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한후 임직원 19명중 18명을 시 구조조정으로 감축된 인력으로 특별 채용했다.

<> 과도한 후생비 및 기금운영 부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등 61개 기관은 여름휴가와 생일 등의 명목으로 1~11일간 추가로 유급휴가를 부여해 지난 99년 한햇동안에만 연월차 휴가 보상수당으로 3백억원을 더 지급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등 91개 기관은 민간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과 달리 퇴직금 누진제를 고수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