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국세청이 지난 97년 옛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현 EAGC) 주식 1백%(6백만주)를 압류해놓고도 경영권 확보에 실패,이 회사의 루시아석유회사 지분 매각을 막지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재산을 빼돌리는 부실 기업 또는 기업주의 모럴해저드를 막기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0일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1월 제일은행으로부터 동아시아가스 주식 2백만주(33.3%)를 넘겨받은 뒤 이 회사의 경영권 확보를 추진해왔으나 연이은 소송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국세청 역시 이 회사 주식 4백만주(66.7%)를 압류한 상태였지만 주식 매각을 막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뒤늦게 동아시아가스의 루시아석유회사 지분 매각의 진위 및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제일은행으로부터 담보권을 넘겨받은 직후부터 경영권 확보를 추진했지만 법원소송이 장기화 되면서 시간만 허비했다"며 "이 때문에 한보측에서 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한보측의 지분 매각과 관련,"정부의 가스전 개발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손실"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가스는 한보그룹이 시베리아가스전 개발을 위해 1996년 2월 설립한 회사다.

당초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 있는 코빅틴스크가스전의 소유주인 루시아석유회사 지분 27.5%를 갖고 있었으나 97년 11월 20%지분을 해외에 매각한데 이어 이번에 나머지 지분도 처분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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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가스전 지분매각 일지 ]

△96.2 한보,동아시아가스 설립(자본금 3백억원)
△96.7 동아시아가스,루시아석유회사 지분 27.5% 인수(2천5백만달러)
△97.1 제일은행·국세청,동아시아가스 지분 1백% 압류 및 담보설정
△97.11 동아시아가스,루시아 지분 20% 처분(5천7백90만달러)→검찰,주식매각대금 해외유출관련 수사
△98.4 한보,말레이시아에 SAGC 설립(페이퍼 컴퍼니)
△98.5 SAGC,동아시아가스에 3백억원+1주 증자후 최대 주주로 부상(회사명을 EAGC로 변경)→예보는 증자 무효화 소송 제기
△2000.11 EAGC,루시아 지분 7% 추가 매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