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경기위축에 따른 수출감소 흐름이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등 다른 교역국가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 부진이 세계적인 교역 감소를 불러온 탓이다.

미·일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수출은 물론 국내 경기 회복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적 수요부진=중동 중국 중남미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4월 수출(1∼20일까지 집계)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3개 지역은 수출 비중이 20%선.

증가추세를 보여왔던 대(對)EU수출이 4월들어 2.3%의 감소세로 돌아섰고 일본 수출은 8.9%나 급감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감소는 지난달(-7.7%)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아세안지역 감소율은 20.6%에 달해 최악의 수출부진상을 드러냈다.

미국은 4월 1∼20일까지 3.3%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월부터 감소세인 흐름을 감안하면 월말 집계에선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경쟁국 수출도 감소세=한국의 수출 감소는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이 뒤처져서가 아니라 세계적인 교역감소 때문이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도 일제히 감소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수출은 올들어 지난 1월 7.0%의 감소세를 나타낸 후 2월(-8.6%)과 3월(-5.7%)에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대만은 1월 17%나 수출이 줄었다가 2월(12.1%)에 일시 반전됐지만 3월들어 다시 1.8%의 감소로 돌아섰다.

1∼2월까지 수출이 증가했던 싱가포르도 지난 3월(-1.8%)들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같은 주요 수출국의 어려움은 미국의 지난 2월 수입 증가율이 마이너스 0.4%로 지속적인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가격 하락=수출품의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64메가D램 반도체 수출가격은 지난해 1월 개당 8.68달러에서 지난 1월 3.19달러까지 곤두박질쳤고 4월에는 2.40달러로 더 떨어졌다.

15인치 LCD(액정표시장치) 가격도 지난해 3월 개당 5백40달러에서 지난 3월 3백달러,4월 2백80달러로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철강 및 석유화학제품 값도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인 LDPE 가격(달러/t)은 지난해 12월 6백80달러에서 4월 6백50달러로,아연도강판 가격(달러/t)은 같은 기간 3백85달러에서 3백65달러로 하락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주요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교역량이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경기 흐름으로 볼 때 단기간 내에 수출이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