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감원장이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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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이경호(45) 국제홍보팀장은 7일부터 씨티은행으로 출근하게 됐다.
금감원에는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은행에서 지난해 3월 옮겨왔으니 딱 1년1개월만에 그만두게 된 셈이다.
"앞길이 보이지 않아서요.
금감원은 이제 희망이 없어요.
마침 좋은 기회가 왔길래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 팀장 말고도 금감원을 떠나는 직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들어서만 33명이 그만 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배 정도 늘었다.
특히 99년 금감원 출범 때 외부에서 영입했던 인력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공무원조직인 금감위와 한지붕 아래서 일하는 금감원의 미래를 걱정한다.
얼마전 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A씨는 "공무원들은 기회가 생기면 언제 어떻게든 조직을 늘리려고 할 것이고 금감원은 계속 조직이 축소돼 내부 직원들은 결국 승진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절망감은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과 인사과정에서 분노로 바뀌어 폭발 직전까지 온 듯한 느낌이다.
금감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근영 금감원장은 지난달 26일 34개국중 6개국을 없애버렸다.
임원직도 두자리를 줄였다.
설립 이래 최대의 축소개편이다.
이 금감원장은 ''조직 효율화'' 차원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금감원 직원들은 필요이상의 대폭적인 조직축소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금감원장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설 태세다.
또 금감위가 사무국을 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작년말 신용금고 사태 이후 누적돼 온 금감원-금감위간 불신과 알력은 이제 기관장 퇴진과 법리논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직이 흔들리면 사람이 빠져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루빨리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조직관리의 달인(達人)''이라는 항간의 평대로라면 지금이야 말로 그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박수진 금융부 기자 parksj@hankyung.com
금감원에는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은행에서 지난해 3월 옮겨왔으니 딱 1년1개월만에 그만두게 된 셈이다.
"앞길이 보이지 않아서요.
금감원은 이제 희망이 없어요.
마침 좋은 기회가 왔길래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 팀장 말고도 금감원을 떠나는 직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들어서만 33명이 그만 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배 정도 늘었다.
특히 99년 금감원 출범 때 외부에서 영입했던 인력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공무원조직인 금감위와 한지붕 아래서 일하는 금감원의 미래를 걱정한다.
얼마전 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A씨는 "공무원들은 기회가 생기면 언제 어떻게든 조직을 늘리려고 할 것이고 금감원은 계속 조직이 축소돼 내부 직원들은 결국 승진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절망감은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과 인사과정에서 분노로 바뀌어 폭발 직전까지 온 듯한 느낌이다.
금감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근영 금감원장은 지난달 26일 34개국중 6개국을 없애버렸다.
임원직도 두자리를 줄였다.
설립 이래 최대의 축소개편이다.
이 금감원장은 ''조직 효율화'' 차원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금감원 직원들은 필요이상의 대폭적인 조직축소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금감원장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설 태세다.
또 금감위가 사무국을 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작년말 신용금고 사태 이후 누적돼 온 금감원-금감위간 불신과 알력은 이제 기관장 퇴진과 법리논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직이 흔들리면 사람이 빠져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루빨리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조직관리의 달인(達人)''이라는 항간의 평대로라면 지금이야 말로 그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박수진 금융부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