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수 침체로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장기화하는 부동산 시장 둔화와 높은 실업률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미국을 상대로 고강도 보복관세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중국이 강력한 소비층 구축에 실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재대결에서 선택 폭이 좁아졌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처음 시작된 트럼프 집권 1기 때에 비해 중국의 경제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가 기여한 비중은 30%에도 못 미쳤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5% 성장했는데 대부분 수출 덕분이었다. 반면 미·중 무역 전쟁이 처음 시작된 2018년 3월만 해도 중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달했다. 그만큼 수출 의존도가 커져 관세 전쟁의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경제 성장률도 나빠졌다. 중국은 미국과의 1차 무역 전쟁 시기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6%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5%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마저도 ‘통계 거품’이라는 논란이 나온다. 올해는 성장률이 4%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게다가 지난해 12월까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커졌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2.8% 성장하는 등 주요 선진국 대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래리 후 맥쿼리그룹 중국 경제 책임자는 “관세 전쟁이 확산하면 중국이 잃을 게 더 많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라며 “전면전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중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밝은 표정을 마주한 건 꽤 오랜만이다. 큼지막한 ‘굿 뉴스’가 줄줄이 날아들어서다.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2심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루 뒤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을 찾아 이 회장에게 ‘인공지능(AI) 협력’을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요구해온 ‘반도체 연구개발(R&D) 직원 주 52시간 근로 예외 적용’도 어떤 형태로든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생겼다. 야당 대표가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삼성 내부에선 “이 회장이 온전히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10년 만에 온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총수가 사력을 다해 회사 일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 10년간 삼성은 그러지 못했다. 2016년 11월 8일 삼성전자 본사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사법 리스크는 무려 3010일(약 8년3개월) 동안 이어졌다. 2014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자마자 불거진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 회장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선장이 이리저리 휘둘리는데 배가 제대로 방향을 잡을 리 없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승부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은 경쟁사에 내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사업)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마다 ‘조(兆) 단위’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에선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애플, LG전자 등 전통 강자와 턱밑까지 쫓아온 샤오미, 하이얼 등 중국 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무죄를 선고받은 날에도 이 회장의 표정이 밝지 않았던
지난해 한국 경상수지가 1000억달러에 육박해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품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트럼프 신정부의 통상·무역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미국이 지난해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큰 폭의 흑자를 낸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환기하지 않을지 경계하는 분위기다.한은이 6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1041억달러 흑자 이후 9년 만에 최대다. 2023년 328억2000만달러에서 662억2000만달러(202%) 증가했다. 한은의 당초 전망치 900억달러를 10% 웃돌았다.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001억3000만달러로 흑자 기조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이 5.5%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임금, 배당금, 이자 소득 등으로 구성되는 본원소득수지는 2023년과 비슷한 266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268억2000만달러에서 237억달러로 소폭 축소됐다.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달러로 11월 100억5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12월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상품수지가 104억3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승용차 등 비IT 품목의 감소세가 둔화했다. 서비스수지는 겨울방학 해외여행 성수기의 영향으로 21억1000만달러 적자였다.정부는 미국이 대미 흑자국에 관세 부과를 벼르고 있는 만큼 긴장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이 트럼프의 타깃 안에